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통해 중동의 항구적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할 중동평화회의가 27일 미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해군사관학교에서 개막됐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등 핵심 아랍국들과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등 5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7년간 중단됐던 평화협상 재개 등, 새로운 중동평화 로드맵이 담긴 공동성명의 발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이_팔 양측이 2009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내 중동평화협상을 공식 개시,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의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제적 관심과 압박이 고조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만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에 걸 맞는 실질적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으나, 국제적 환경조성이라는 상징적 의미 이외의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27일 “이번 회의의 성과는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위해 해결돼야 할 3대 핵심 과제인 국경 획정 및 동예루살렘의 법적 지위 문제,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 등에 대한 이_팔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미측이 얼마나 정치적 노력을 쏟아 붓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처음부터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당사자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말해 이_팔 간 직접 협상이 주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 팔레스타인 국가창설에 대한 국제적 지지 등을 호소한데 이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3자 회동을 갖고 공동성명 합의도출을 위한 중재외교에 착수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26일 올메르트 총리와 압바스 수반을 연쇄적으로 백악관에 초청, 이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진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진지한 대화를 계속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올메르트 총리는 이에 대해 “이번 회의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협상팀이 공동문건 합의를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으나 양측이 향후 협상 과정의 개략적인 내용을 정한 문건의 최종안에 합의했다는 팔레스타인측 주장은 부인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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