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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무역의 날/ 무역규모 7000억달러 세계 11위… '1조달러 클럽'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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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무역의 날/ 무역규모 7000억달러 세계 11위… '1조달러 클럽'도 넘본다

입력
2007.12.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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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우리나라는 대망의 ‘연간 10억 달러 수출’ 기록을 달성했다. 정부는 물론 언론, 국민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로부터 36년이 지난 2007년. 우리나라는 이제 하루 10억달러 수출시대를 맞았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3,70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1년 365일을 기준하면 하루에 10억1,000달러의 상품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국토면적은 세계의 0.07%, 인구는 세계의 0.7%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국민 한 사람이 7,700달러의 수출을 하는 셈이다. 수출증가율은 13%대로 2003년 이후 5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급락과 고유가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로 경영환경이 나빠진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여기에 3,500억달러를 넘어설 수입액까지 포함하면 올해 무역 규모는 7,000억달러를 넘어선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홍콩을 제치고 지난해보다 한단계 상승한 세계 11위 무역대국으로 부상한다.

세계에서 무역 7,000억달러를 넘어선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등 10개국에 불과하다. 중국을 제외하면 1인 국민소득이 모두 3만달러 이상의 선진국들이다.

무역 1조달러 시대도 조만간 눈앞에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700억~1,000억달러씩 증가하는 현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11년께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5개국뿐이다. 이들 국가가 무역 7,000억 달러 달성 이후 1조달러를 넘어서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5년이다. 무역협회는 “무역 1조달러는 가능한 목표이며, 1인당 소득 3만달러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무역수지도 흑자가 예상돼 외환위기 이후 10년 연속 무역흑자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다만 현재 무역흑자를 대중국 무역흑자에 크게 의존하는 게 큰 약점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무역흑자 140억달러 가운데 대중 흑자 155억달러를 제외하면 15억달러 무역적자 상황으로 반전한다.

수출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474억5,000만달러로 단일 기업 최대 수출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100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60억달러, 현대미포조선은 20억달러 수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억달러 이상 수출기업은 93개에 이른다.

무역협회는 연간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64년 당시 11월 30일로 정해진 ‘무역의 날’ 행사에서 수출탑과 훈ㆍ포장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 수출탑 수상, 개미군단 약진 두드러졌다

무역 7,000억달러 시대를 이끈 숨은 주역 가운데 ‘개미군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수출규모에서 비록 소액이지만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장이나 틈새를 개척한 기업들이다. 30일 무역의 날 행사의 수출탑 수상기업은 대기업이 71개사, 중소기업이 1,218개사로, 이들 개미군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 가운데 무역협회가 선정한 수출 증가율 상위기업 9곳은 신장률이 전년보다 3배에서 22배까지 늘어났다.

휴대용 네비게이션 단말기 제조기업인 텡크웨어는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수출액이 2,425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03%나 증가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TFT-LCD 검사장비가 주력인 참앤씨의 수출은 전년보다 632%나 늘어난 3,090만달러를 기록했다. 참앤씨의 레이저 기술은 세계적으로 몇 개 업체만이 보유해 수입 대체효과도 큰 편이다.

알루미늄 판넬을 수출하는 서경, LNG용 기회기 등을 수출하는 원일테엔아이, 휴대폰 케이스와 내장형 안테나를 만드는 아로, 네비게이션 솔루션보드를 수출하는 디오텔 등 7개 업체도 수출 신장률이 250~572%에 달했다.

이색 제품이나 특수기술로 틈새시장에서 부상한 기업군도 많았다.

무역협회가 선정한 이색 수상업체만 해도 24개나 된다. 와이에이치씨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가슴 및 등판 보호대 같은 보호장구를 3,576만달러 어치 수출해 세계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디카팩은 디지털기기의 방수기술로 103만달러 어치를, 씨앤에스케미컬은 생활건강 제품에 응용되는 진동운동기계를 150만달러 어치 수출했다.

타운마이닝캄파니는 2차전지나 LCD 산업의 잔여물에서 수산화코발트, 산화코발트, 니켈 등 희귀금속을 재활용하는 기술로 2,085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의 수혜를 입은 중소기업 가운데 삼주이엔지는 선박용 주방기기와 소화시스템의 수출액이 전년보다 두 배 증가한 568만달러를 나타냈다.

구명정 전문업체인 디에스비엔지니어링도 작년 법인설립 직후 6개월간 100만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거둔 것을 비롯 1년 간 300만달러 어치 이상을 수출했다.

유인호기자

■ 1조달러 시대 가는 길… 수출전선 '위기와 기회'

세계 11위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수출전선에는 파란불과 빨간불이 동시에 켜져 있다. 지나친 대중국 수출 의존도의 탈피, 새 수출시장 확보, 달러ㆍ엔화 약세에 따른 경쟁력 확보 등 어찌 보면 수출환경은 악재에 휩싸여 있는 형국이다.

▦ 환율급락, 수출 채산성 악화

올해 원ㆍ달러 환율은 한 때 1997년 10월31일 이후 최저수준인 900.7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평균치로 따지면 지난해 955.5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929.2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원ㆍ엔 환율 또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떨어져 작년 평균 821.5원에서 올해는 783.7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환율급락은 수출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비록 수출증가율이 5년째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단가보다는 물량에 의존한 성장세일 수밖에 없다. 악화된 수출 채산성으로 올해 2ㆍ4분기 수출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4%로 2005∼2006년 평균 6.1%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 신흥시장 개척

이런 어려움 속에서 오일머니는 우리나라 수출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 대한 수출액은 올해 1∼9월 181억5,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2%나 증가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수출은 79.6억 달러로 같은 기간보다 50.1%가 늘어났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이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으로 호황을 누린 덕분이다.

특히 브릭스(BRICs) 이후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PoST-VM에 대한 수출은 156억2,000달러로 35.2%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차세대 시장인 폴란드(Po) 슬로바키아(S) 터키(T) 베트남(V) 말레이시아(M) 등은 외자유치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의존도 높은 중국시장

그러나 한국 무역시장의 가장 큰 상대는 중국이다. 올해 10월까지 대 중국 수출은 668억1,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7.6% 늘어나면서 155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무역흑자(140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중국 이외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손해 본 것을 중국이 보전해주는 구조이다. 반면 제 2시장인 미국에선 올해 수출증가율은 6.8%에 그쳤고, 대일본 수출은 1.9%, 대홍콩 수출은 2.7%나 각기 줄었다. 선진국에 앞에서는 ‘기고’, 개발도상국에선 ‘나는’ 우리나라의 수출은 결국 가격이 아닌 상품 경쟁력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대일무역수지 적자 확대

올해 무역수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상 최대인 대일 무역수지 적자다. 그 규모는 30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는 환율급락에 따른 대일 수출부진과 우리나라 수출의 대일 수입유발 구조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1∼9월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비 3.2% 포인트 감소했다. 대일 무역적자의 주요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장비(-22억달러), 철강판(-17억달러), 반도체(-13억달러), 플라스틱제품(-12억달러) 등이다.

▦ 탈출구는 적극적인 대외개방

앞으로 지속될 수출 여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통한 대외개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무역협회는 주장한다.

특히 한미FTA, 한EU FTA의 경우 세계 최대 시장을 선점하는 기반이란 점에서 조속한 처리가 요구된다. 한미 FTA만 해도 발효되면 10년간 196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하고, 230억∼320억달러의 외국자본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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