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침하게 흐린 하늘은 당장이라도 진눈깨비를 토해낼 듯했다. 대전역 앞에 옹기종기 모인 각 시ㆍ도 관계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비 오면 날이 추워지는데. 이거 큰 일인 걸.”
출발 총성이 울리기 3분 전인 오전 9시57분 대전지역에는 제법 굵직한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각 시ㆍ도의 첫 주자들은 비를 맞은 채 달려야 했다. 그러나 1소구간의 골인지점인 유성에 이르자 하늘은 화창하게 갰고, 이후 천안까지는 봄을 연상케 할 정도의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가 계속됐다.
23일 대전-천안 75㎞ 구간에서 제53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 5일째 레이스가 펼쳐졌다. 열악한 여건에서 3년 만에 출전한 전남의 역주가 돋보였다. 전남은 7소구간에서 이두행(경찰대) 1위, 8소구간에서 김민(전남체고) 2위 등에 힘입어 일일기록에서 11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종합기록에서는 ‘역전의 명수’ 충북이 19시간55분19초로 사실상 2연패를 예약했고, 2위는 20시간02분47초의 경기, 3위는 20시간18분50초의 서울, 4위는 20시간19분51초의 경북이 각각 차지했다. 3,4위는 대회 마지막날인 25일 서울-임진각 레이스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 후보는 경기의 김영진(경찰대)이 0순위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의 황준현(한국체대)이 열띤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김영진은 총 4번의 출전에서 모두 소구간 1위를 거머쥐었다. 황준현은 4차례 레이스 중 3번 1위에 오르며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허장규(국군체육부대) 유영진(무소속) 등 충북 선수들도 ‘우승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호시탐탐 MVP를 노리고 있다.
천안=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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