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박사'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이사회 의장이 중소 벤처기업를 위한 CLO를 자임하고 나섰다.
안 의장은 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제보안회의 참석차 귀국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5월에 귀국하면 중소벤처 육성에 도움을 주는 최고학습경영자(CLO, Chief Learning Officer)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아직까지 CLO의 개념을 정립한 것은 아니지만 매달 한 번씩 귀국해 안철수연구소에서 시험삼아 CLO의 역할을 구체화 할 것"이라며 "안철수연구소에 러닝센터를 만들거나 대학에 서는 등 여러 방법으로 중소벤처업계 전반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털어놓았다.
이 같은 안 의장의 계획은 국내 벤처업계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그는 "미국은 70년 벤처 역사 속에 작은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갖췄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관리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대기업이 이익을 대부분 가져가며 대학, 금융 등 벤처기업을 도와줄 환경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 그는 소규모의 벤처캐피탈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안 의장은 요즘 인터넷을 통해 무료백신 서비스가 확산되는 점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백신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돈벌이가 아니라 유사시 책임을 질 수 있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라며 "외국에서 관련 소프트웨어만 가져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돈벌이로 생각하고 인터넷 포털 등이 뛰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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