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중국 성장의 폭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3가지 수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앤펑(袁鵬)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광둥(廣東)성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은 경제 금융수단, 사회적 수단, 외교적 수단으로 중국의 보폭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을 보는 시각과 대미 전략 수립 근거를 엿볼 수 있는 단초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위앤펑 소장은 2008년 미국 대선과 중미 관계'라는 논문을 통해 2001년 미군 정찰기 충돌사건이후 안정적인 중미 관계의 기저에는 양측간 불신이 짙게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조건반사식 경계심을 갖고 있고 미국 역시 경제의 폐쇄성, 비민주적 정치, 군사력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위앤펑 소장은 "제국간 안정 모델로는 냉전 당시 힘의 균형을 통한 미소균형, 공동인식과 이해에 바탕한 미-유럽-일본 관계 등 두 모델이 있는데 미중관계는 이런 모델을 따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부상(掘起)은 미국에 부담을 주고있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상황,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가능성 등을 우려한다. 중국식 발전 모델과 서방 자유민주주의 모델간 충돌, 중국 부상이 가져올 심리적 충격 등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있다. 하지만 이는 전략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위앤펑은 설명했다. 미국과 함께 중국의 부상을 억누를 국가가 없고 굳이 동참할 국가를 들자면 일본 정도 뿐이다. 또 미국의 대형 금융 기업이 중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중국이 결코 구소련과 같지않다는 점 등도 이유가 된다.
그러나 세계 최강 미국은 중국의 발전 속도와 규모를 억제할 수단을 갖고 있다. 우선 막강한 금융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중국의 금융을 지배할 수 있다.
미국은 또 중국 내 친미세력을 강화시키고 비 정부간 교류를 강화하는 등의 사회적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 모델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불량국가'간의 관계를 끊어 중국을 고립시키는 외교적 수단도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 위앤펑 소장의 주장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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