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필’의 <프리즌 브레이크> 방영이 중단됐다. 시즌3 22회 중 13회까지 제작된 이 드라마는 14일 8회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5일부터 시작된 미국작가협회의 파업 여파다. 프리즌>
제작사인 FOX는 내년 1월 14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방송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
초능력 영웅들이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로 사랑을 받은 <히어로즈> 도 제작이 끝난 11~12부에서 시즌2를 끝낼 위기에 처했고, 내년 1월 방송 예정이었던 <24> 시즌8은 무기한 연기됐다. 히어로즈>
미드가 꽁꽁 얼어붙었는데도 땔감이 없다. 파업으로 대본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는 탓이다. 대본을 수정해서 주인공을 죽이거나 얼렁뚱땅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엄연히 제작진의 한 명이며, 대본을 수정할 권한은 작가에게만 있어 다른 사람에 의한 부분 수정조차 불가능하다. 때문에 방송국들은 촬영이 진행 중이던 드라마들의 방송중단을 선언하고, 빈자리를 재방송 등으로 땜질하기 바쁘다.
미국작가협회는 DVD 판매액 지분 인상과 인터넷과 휴대폰 등 뉴미디어로 판매되는 작품에 대한 지분 일부 지급을 사용자 측인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AMPTP 측은 “DVD 판매율이 초기보다 증가하지 않아 제작사가 투자액을 전액 회수한 후에 일부를 지불하겠다”며 작가협회의 요구를 외면했다.
뉴미디어에 대해서는 “아직 인터넷과 휴대폰 시장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지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연예소식지 매거진T의 양지현 뉴욕통신원은 “이번 파업은 작가협회가 수년간 AMPTP측에 양보해왔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자 실행한 것”이라며 “26일 재협상을 시작했지만 금전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AMPTP 대표인 니콜라스 카운터 3세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988년 첫 파업 때 보다 협상내용이 복잡해 9~10개월간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배우협회를 비롯한 시민들이 “제너럴 일렉트릭, 뉴스콥, 소니, 타임 워너, 바이아콤, 월트 디즈니 컴퍼니 등 영화사와 방송국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AMPTP측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형성하며 작가협회를 지지해 파업 장기화에 한몫하고 있다.
양 통신원은 “작가협회 파업이 연일 보도되면서 시청자의 80%가 파업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 중 3분의 2가 작가협회를 지지하고 있어 파업이 일찍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서 미드 방송 중단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미드를 즐겼던 ‘다운로드족’들. 파업 초반에는 비난 일색이었던 이들은 전후 사정을 알게 되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미드를 수입하는 국내 케이블방송사에는 아직 파장이 미치지 않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해 새로운 내용을 선보이지 못하면 미드 열풍이 주춤할 것으로 방송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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