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씨의 어머니 김영애(71)씨가 23일 제출한 이른바 이면계약서 원본 4건에 대한 진위 감정에 착수했다.
김씨 측이 제출한 원본은 2000년 2월21일 작성됐다는 한글계약서 1건과 2001년 2월21일자 영문계약서 3건으로 한글계약서에는 이 후보의 도장이, 영문계약서에는 김씨와 이 후보를 포함한 3~5명의 영문 서명이 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대검 문서분석과는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외부 기관에도 의뢰, 계약서상의 이 후보 서명과 인감도장의 진위를 가릴 방침이다.
검찰은 우선 이 후보가 친필 영문 서명을 제출할 경우 이를 김씨 측이 제출한 이면계약서 원본상의 서명과 비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방침에 따라 서명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가 공문서 등에 사용한 서명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필체는 물론 종이를 누르는 힘, 글씨 쓰는 순서, 글자 구성, 글자 간격, 떨림 현상, 종이 재질, 필기구 등을 꼼꼼히 살펴 위ㆍ변조 여부를 따지게 된다. 필적 전문가들에 따르면 글씨의 획이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부분이 서로 다르거나 필력과 다른 각도 등이 있다면 서명을 흉내낸 것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검찰은 현미경이나 적외선ㆍ자외선 장비를 동원해 한글 계약서상의 도장이 찍힌 부분을 확대한 뒤 글자 모양을 정밀 분석해 이 후보의 실제 인감과 비교하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가 이 후보의 도장이 찍힌 문서를 보관하다 계약내용을 임의 작성해 덧붙였는지 등 계약서의 위ㆍ변조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다.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는 보통 2, 3일 정도 가 소요돼 내주 초에는 이면계약서를 둘러싼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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