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3일 "물리적으로 합당은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렀다"며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 종료를 공식 확인한 뒤 "지지자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ㆍ상임고문단ㆍ선대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이 같이 말한 뒤 "그러나 끝까지 민주평화개혁세력이 하나가 되는 내부노력을,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보등록 이후에도 민주당 이인제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상대로 통합과 단일화 논의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정 후보는 "이번 협상은 대선만을 바라보고 한 것으로 나는 총선이나 당권에는 티끌만한 관심도 없다"며 "이 과정에서 상대(민주당)에 대해 총선 이후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 내부도 대선 이후만을 바라봤던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4자회동 합의문에 반발했던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뼈있는 얘기다.
그는 "이제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등록하고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임하겠다"며 "수구냉전세력에 맞설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사실상의 단일후보로 정동영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범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는 자신이 '실질적인 단일후보'임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이어 "대선 승리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면 생명이라도 바꿀 각오"라며 "대선에 티끌만한 도움이 되는 것이면 선이고 대선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남은 26일을 가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그동안 하나에서 열까지 거짓말의 베일에 싸여있던 실체적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면서 "법과 국민 앞에 떳떳한 대통령, 해외에 나가서 우리나라 대통령을 말할 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어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선동하는 세력에게 대선을 헌상할 수 없다"며 "씨 뿌린 10년의 열매를 영광의 10년, 새로운 10년으로 거둘 수 있도록 저를 일으켜 세워달라"고 덧붙였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