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요리의 매력이요? ‘한 가지 요리에 갖가지 맛과 향’이지요.”
서울 이태원 태국대사관저에서 지난 20일 열린 타이 셀렉트(THAI SELECT) 행사장. 와씬 티라베치안 주한 태국대사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의 대사 부부와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태국요리 시연회를 주도한 인물은 수라차이 지우짤룬싸꾼 박사였다.
태국의 명문 까세쌋대학에서 요리를 가르치며 태국요리를 해외에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수라차이 박사는 “최근 한국에서도 태국음식 애호가가 크게 늘었다고 들었다”면서 “태국은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음식도 더위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해왔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태국음식의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국음식은 세계 6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다. 2007년 10월 현재 해외에 1만2,000여개의 태국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고, 태국 정부는 이 숫자를 2010년까지 2만개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2006년부터 해외 주재 대사관을 통해 ‘타이 셀렉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타이 셀렉트는 우수 태국레스토랑을 선정해 인증서를 수여하는 정책으로 한국에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이날 행사는 첫 인증서 수상 레스토랑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수라차이 박사는 태국음식의 인기 비결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다양한 맛과 향이 한 가지 요리에 담겨있다는 것. 가령 세계 3대 수프의 하나로 꼽히는 ?c얌꿍(새우를 넣어 만든 국)을 보면, 시큼하고 맵싸하면서 달콤한 맛과 짠 맛도 살짝 배어있다. 갖가지 맛과 향을 내는 비결은 재료에 있다.
그는 “태국에서는 신맛을 내기 위해 식초만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타마린드 같은 과일이나 신맛이 나는 나뭇잎을 넣고, 단맛을 위해서는 팜슈가와 물방개의 내장에서 나오는 액을 사용한다. 합성감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의 온갖 산물이 이용되는 만큼 다채로운 맛과 향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약 대신 사용하는 천연허브와 향신료가 잔뜩 사용된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레몬그라스, 갈릭, 갈랑가, 진저 등 20가지 이상의 천연허브가 들어간 칠리소스가 대표적이다. ‘밥(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은 태국에서도 통용되는 셈이다.
기름지지 않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세번째 비결이다. 튀기고 볶는 요리가 많지만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다 소스와 허브가 오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태국음식은 대부분이 담백하다.
수라차이 박사는 처음 태국음식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요리로 얌, 까이 팟 맷마무앙, ?타이 세가지를 들었다. 얌은 태국식 샐러드를 말하는 용어로 각종 야채와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에 칠리소스를 넣어 버무린 것이다.
까이 팟 맷마무앙은 캐슈넛을 넣고 튀긴 닭요리로 매콤하면서 담백하다. ?타이는 볶은 국수로 팜슈가와 타마린 피시 소스에 구운 땅콩을 갈아넣어 만든다. 새콤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한국에서 맛보는 태국음식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수라차이 박사는 “태국도 한국처럼 음식을 순차적으로 내오지 않고 한 상 차려서 동시에 여러 음식을 맛보며 먹는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다”면서 “다만 최근에 맛본 한국 내 태국음식은 너무 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단맛이 너무 강조되면 맛의 균형이 깨져 음식맛이 얄팍해진다”는 것이다.
수라차이 박사는 “퓨전 레스토랑이 인기라고는 해도 가능하면 태국 전통 스타일을 고수하는 음식점을 찾아야 특유의 향미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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