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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새 총리 케빈 러드 노동당 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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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새 총리 케빈 러드 노동당 당수

입력
2007.12.0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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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 원수 중 중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첫 중국통 지도자가 탄생했다.”

케빈 러드(50) 노동당 당수가 차기 호주 총리로 사실상 결정되자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일제히 러드 총리 개인에 대한 달뜬 기대를 품으면서 지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지중파 러드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러드 총리 개인에 대한 중국의 기대는 어느 정도 이해된다.

러드 총리는 호주국립대에서 중국 역사와 중국어를 전공한 뒤 대만사범대에 유학, 유창하게 푸통화(普通話)를 구사한다. 1984년부터 3년여간 중국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자신의 중국 이름도 ‘루커원(陸克文)’이라고 직접 지었다. 호주 정계의 어느 인사보다 중국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고, 중-호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러드 총리는 9월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와중에 열린 연회 등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30분 동안 만나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구사, 감탄을 자아냈다. 일찍이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장 등은 그를 ‘중국통’으로 추켜세웠다. 중국 정부도 러드가 총리에 오르기 전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던 것 같다.

특히 러드 총리의 자녀 3명은 모두 중국어를 공부했고 큰 딸은 홍콩에서 이민 온 변호사 앨버트 체(謝若谷)와 결혼했다. 장남은 상하이 푸단(復旦)대에 유학중이다. 조카 중에는 화교도 있다.

이런 이력을 볼 때 러드 총리가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되 호주의 최대 무역상대인 중국을 중시하면서 대중 관계개선 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중국은 친미적인 존 하워드 전임 총리가 중국을 의식한 일본-호주-인도를 연결하는 3각 체제 구축에 적극적이었던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러드 총리는 서민의 풍취가 물씬 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퀸즐랜드 주 시골에서 빈농의 넷째 자녀로 태어난 그는 11살 때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은 뒤 농장에서 쫓겨나 한동안 자동차에 기거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문대를 졸업해 외교관이 됐고, 1988년 정치에 입문한 뒤 잇단 낙선 끝에 98년 연방 의원에 올랐다. 어려보이는 외모로 ‘해리포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부인은 백만장자 기업인 테레사 레인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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