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리처드 닉슨, 윈스턴 처칠, 아돌프 히틀러. 이들은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거짓말을 남긴 인물로도 유명하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 ‘거짓말에 대한 진실’이라는 기사를 통해 인간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에 익숙하다고 전제하고, 간혹 큰 거짓말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앞서 언급한 인물들의 거짓말을 사례로 제시했다.
신문은 우선 1980년 1월 ‘이란 미 대사관 인질 억류사건’ 때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정당화한 거짓말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당시 카터 대통령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군사행동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순간에도 미군은 군사행동을 진행 중이었다. 이에 대해 카터 측은 임무수행을 위한 선의의 속임수였다고 변명했다.
인류 역사를 바꾼 최고의 거짓말로는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가 1938년 당시 영국의 네빌 챔버레인 총리에게 한 말이 꼽혔다. 히틀러는 당시 2차 대전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만나러 온 챔버레인 총리에게 “체코슬로바키아 국경 재조정만 협상이 된다면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챔버레인은 히틀러의 위장 약속을 믿었고 유화정책을 폈지만, 히틀러의 이 말은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포스트는 <거짓말하기> 의 작가인 폴 애크먼의 말을 빌어 “히틀러는 양심의 가책 없이 속임수를 저지를 수 있는 거짓말꾼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거짓말하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전시에 진실은 너무도 소중해서 때때로 ‘거짓’이라는 경호원을 대동할 경우도 있다”며 거짓말의 불가피성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포스트는 한편 ‘잘못된 큰 거짓말’로 워터게이트 호텔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한 도청 및 무단침투 사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선정했다.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때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시인하면서도 “그녀와 성 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도 대표적인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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