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잘 살아야 사회가 따뜻하고 나라가 강해진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6일 발표한 일류국가의 청사진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의 세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집권 시 차기 정부가 나아갈 기본 좌표인 셈이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책은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92개의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2002년 한나라당의 대선 공약은 수백 개에 달했다. 백화점식으로 공약을 나열하다 보니 두루뭉실하고 짜임새도 부족했다. 당 관계자들조차 "대선에서 왜 패했는지 공약만 봐도 알 정도"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실생활에 직결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정책 위주로 선정했다. 하나하나 고심하면서 지킬 공약만 내세웠다는 의미다. 특히 신혼부부 주택 12만호 공급, 청소년 글로벌 리더 10만명 양성 등 곳곳에 구체적인 수치를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이 후보는 "구체성이 없는 약속을 뭣하러 하냐"며 실무진을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200개가 넘었던 공약이 절반으로 줄었다.
분야별 5대 핵심 공약은 이 후보가 지향하는 일류국가의 최우선 과제다. 이 후보는 특히 "연 7% 성장으로 30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진국 수준으로 국가경영 시스템을 정비하고 규제완화, 감세 등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국제 과학 비즈니스 벨트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리다. "열매가 없으면 분배도 없다"는 이 후보의 평소 지론이 반영됐다.
교육분야는 사교육비 절반 감소,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 등 고교 다양화를 내세웠고, 복지분야는 영ㆍ유아 보육비 국가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꼽았다. 국토 재창조를 위해 다목적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약속했고, 안보분야는 '비핵ㆍ개방 3000구상'을 강조했다.
그밖에 민생 관련 정책으로는 "사교육비 보육비 기름값 통신비 통행료 약값 등 서민 6대 생활비를 30% 절감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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