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대출자들의 가슴은 요즘 숯처럼 까맣게 타들어 간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세가 일단 가속이 붙자 좀처럼 멈출 줄 모르기 때문이다.
불과 10여일 전 연 5.35%였던 CD 금리(91일물)는 연일 상승하며 22일 5.49%까지 치솟았다. 7영업일 연속 상승이다. 이제 5.5%대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요즘 채권시장에선 CD 수급 구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증시로의 예금 이탈로 굴릴 돈이 없어지자 은행들이 너도나도 CD 발행을 늘려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국내 채권시장의 수요는 씨가 마른 탓이다. 공급이 늘고 수요가 없으니,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6월 말(5.0%)과 비교하면 5개월여간 CD 금리 상승폭은 0.49%포인트. 현재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00조원 가량이니, 은행권 대출자 전체의 연간 이자 부담이 이 기간에 1조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가히 '금리 폭풍'이라고 할만하다.
개개인의 금리 부담도 껑충 뛰었다. 집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 받았다면, 5개월 새 연간 이자 부담이 100만원 늘어난 것이다. 오석태 씨티은행 부장은 "그 동안 누적됐던 수급 불균형이 한꺼번에 폭발한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진정이야 되겠지만, 당분간 금리 상승 압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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