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우리은행의 주장 김계령(28)은 지난 8일 구리 금호생명과의 1라운드 첫 대결에서 패한 뒤 농구화 끈도 풀지 않고 버스에 올라타 울었다고 했다. 만 28세의 김계령은 팀 내 최고참. 용병이 없는 상황에서 팀의 골밑을 책임짐과 동시에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모처럼 김계령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춘천 우리은행이 22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우리V카드 여자프로농구 부천 신세계와의 경기에서 58-49로 이기고 이번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김계령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계령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만 11점을 집중시키며 남다른 승부 근성을 보였다. 김계령은 42-43으로 뒤진 4쿼터 6분15초를 남기고 중거리슛을 성공시킨 이후 자유투 포함 혼자서만 연속 6점을 올리며 신세계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계령은 경기를 마친 뒤 “개인적으로 신세계는 수비가 강해 싫어하는 팀이다. 후반에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생명 전때 운 것은 경기에 져서가 아니라 우리 선수들의 투지가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타일러보기도 하고 혼을 내기도 했는데 이제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3쿼터까지는 39-37로 신세계가 근소하게 앞선 채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김계령의 맹활약으로 53-49로 앞선 경기 종료 1분23초 전 김은혜의 3점포로 56-49, 점수차를 7점으로 벌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은혜는 3점슛 4개 포함 14점을 올렸고, 홍현희도 10점 14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우리은행은 3승(6패)째를 올리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신세계는 1승7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춘천=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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