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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999년·2007년 프로야구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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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999년·2007년 프로야구의 위기

입력
2007.12.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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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과 2007년 한국 프로야구가 처한 위기는 닮은 꼴이다.

‘IMF 사태’로 기억되는 10년 전 외환위기는 프로야구에도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이로 인해 91년부터 1군 리그에 참여한 쌍방울 레이더스는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급기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응급조치를 발동, 구단을 직접 관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당시 KBO를 이끌던 박용오 총재와 이상국 사무총장 라인은 정치적 수완을 발휘, 프로야구의 파국을 막았다. 정권 실세가 무리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어떻든 국내 굴지 그룹인 SK가 2000년 쌍방울을 인수한 후 재창단하는 방식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하게 됐다.

첫 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SK는 올시즌 프로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며 창단 후 첫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는 결실을 맺었다. KBO 수뇌부는 2001년에는 KIA의 해태 인수를 성사시켰다.

신상우 현 KBO 총재는 지난해 초 취임 당시 ‘낙하산 총재’라는 비난을 거세게 받았다. 그럼에도 야구인들은 7선의 국회 부의장 출신인 신 총재의 정치적 배경과 힘에 큰 기대를 걸었다. 신 총재와 함께 KBO에 입성한 하일성 사무총장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본인의 말대로 ‘경기인 출신’의 총장에 대한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신 총재와 하 총장의 지난 2년간 행보는 이 같은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프로야구의 가장 큰 현안인 현대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아마추어다운 미숙한 모습은 실망스럽다.

신 총재에게는 정치적 수완과 결단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오히려 정치인 출신의 한계를 벗지 못하고 결실도 맺지 못한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기에만 급급했다. 따지고 보면 현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은 신 총재의 ‘입’에 있다. 신 총재를 가장 측근에서 보좌하는 하 총장도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수 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번 현대 사태의 책임론과 맞물려 다음달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후 KBO가 또 어떤 정치적 후폭풍에 휘말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신 총재와 하 총장이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섣불리 말을 앞세우기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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