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슬라마바드 남부 군사도시 라왈핀디의 군기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군은 나의 열정이었으며 내 마음은 항상 여러 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랴사프 대통령이 군참모총장에서 물러난 것은 야권의 반발을 무마하고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1999년 무혈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이래 군참모총장과 대통령을 겸임해왔다. 그는 집권 초반 "2004년 이전까지 군참모총장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맞서고 국가 헌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야당이 군참모총장 겸임을 이유로 대통령 후보 자격 무효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것을 우려해 이 달 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군참모총장직을 넘겨 받은 키아니 장군은 파키스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2003년 최고 권력기관의 하나인 정보부(ISI) 최고 책임자 시절에 무샤라프 대통령의 암살 기도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 무샤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키아니 장군에게 참모총장직에 넘긴 만큼 군부를 계속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측은 이날 "무샤라프 대통령의 퇴역은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한편 현지 뉴스전문 채널인 돈 뉴스(Dawn news)는 이날 익명의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무샤라프 대통령이 48시간 이내에 국가 비상 사태를 해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말리크 카윰 법무장관은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못박을 수는 없지만 조만간(very soon) 비상사태 해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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