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49) 변호사가 검찰에 ‘깜짝 출석’했다. 검찰의 특별수사ㆍ감찰본부 구성후 김 변호사의 출석 시점이 관심이었지만 이렇게 빠른 출석은 예상 밖의 일이다.
실제 특수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변호사를 언제 소환할 지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수본부는 물밑에서 김 변호사와 지속적으로 출석 시점을 조율했고, 결국 이날 오후 출석을 이끌어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날 오후 특수본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15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에 앞서 김 변호사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 3명이 특수본부를 방문, 그의 출석 시점을 최종 조율했다. 김 변호사의 출석은 이날 오후 7시30분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김 변호사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그의 신병처리 문제도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일단 참고인 자격이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경우에 따라 삼성 비자금 조성 및 뇌물 공여의 공범이 될 수 있다. 그는 또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등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피고발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찰이 그를 구속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김 변호사의 구속영장 내용부터가 문제다. 삼성 관련 의혹의 진위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에 그의 주장을 담을 순 없기 때문이다. 구속 이후도 문제다. 김 변호사가 구속되면 검찰은 20일 이후 그를 기소해야 한다. 하지만 ‘시한부 인생’인 특수본부가 특검팀에 앞서 그를 덜컥 기소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김 변호사의 구속 필요성도 크지 않다. 김 변호사는 첫 폭로 이후 형사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 변호사의 협조를 얻어 수시로 그를 소환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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