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구축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3일 미국을 방문한다. 백 실장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 보좌관 등 미 고위 당국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한미 현안 논의를 위한 방미라지만 초점은 종전을 위한 4자 정상선언에 맞춰져 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최근 열린 총리회담 및 국방장관회담 결과와 노무현 대통령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북미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언급한 내용 등을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체제를 추동할 수 있도록 미국이 4자 정상선언에 대해 전향적으로 임해 달라는 요구도 할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4자 정상선언 시기에 대해 “대통령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임기 내 개최를 위한 물밑외교가 한창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을 위해 정상들의 선언으로 이정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4자 정상선언에 대해 의욕을 보였다. 지난달 7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도 ‘4자 정상선언 검토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었다.
이와 관련, 김양건 부장은 1일 서울을 떠나기 전 북핵 폐기 이전이라도 4자 정상선언을 할 수 있다는 우리 측 입장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의 방남 중 남북 간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때문에 백 실장이 김 부장을 통해 파악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장을 미측에 전달할 수도 있다.
물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결과가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4자 정상선언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백 실장을 통해 강조하면서 미국의 결단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