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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맛과 향이 죽여주는 버섯, 암도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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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맛과 향이 죽여주는 버섯, 암도 죽여요

입력
2007.12.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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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항암제’라고 알려지면서 이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2,000종의 버섯이 확인됐고, 국내에는 1,000종으로 자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0여종이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인다. 식용ㆍ약용 버섯으로는 양송이, 느타리, 표고, 영지, 팽이, 목이, 흰목이, 싸리, 능이, 갓 등 10여종이다.

버섯에는 단백질이 많고, 강장, 면역, 항균, 해독, 이뇨 등 다양한 약리 작용을 가져 오래 전부터 한방에서도 귀하게 쓰였다. 세종실록에 송이, 표고, 진이, 조족이 버섯이 식용으로, 복령, 복신 버섯이 약용으로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수많은 항암ㆍ건강식품 가운데 버섯이 첫 손에 꼽히는 것은 누구나 쉽게 사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의 버섯에 항암 성분 함유

버섯의 항암 효과는 특별하다. 이는 거의 모든 버섯에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다당류(단당류인 포도당이 수십 개 이상 연결된 것)인 베타-글루칸이나 렌티난(표고버섯에 특히 많음), 크레스틴(잎새버섯에 특히 많음), 소니필란(치마버섯에 특히 많음) 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성분을 항암제로 공식 허가를 했고, 의료보험 급여도 해주고 있다.

베타-글루칸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노화도 늦춘다. 베타-글루칸이 인체에 흡수되면 백혈구를 자극해 균을 잡아먹는 인터루킨과 인터페론의 숫자를 늘리게 한다. 덕분에 인체 면역력을 증진시켜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 베타-글루칸은 또한 체내 지질대사를 개선하고, 당뇨를 낮추고, 간의 독성을 완화시킨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AHCC’(암을 공격하는 자연살상세포를 활성화시킴) 등과 같은 항암 다당류가 잇따라 시판되고 있다.

베타-글루칸이 거의 모든 버섯에 공통적으로 함유돼 있지만 종류에 따라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 자연 송이버섯에는 비타민C가 다른 버섯보다 풍부하다. 비타민C는 노화와 질병의 주범인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해 면역력을 높인다. 또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B2ㆍD가 풍부하다.

불로초로 알려진 상황버섯은 간암과 소화기 계통의 암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간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묽게 달여 조금씩 먹는 게 좋다.

칼칼한 전골에 제격인 느타리버섯은 비타민D2 모체인 에르고스테롤을 많이 함유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ㆍ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항암 효과와 함께 암환자의 탈모ㆍ구토ㆍ설사 등의 부작용도 줄여준다.

표고버섯은 암과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치료에도 효과적이며 음주로 인한 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에리타데닌 성분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 표고버섯을 꾸준히 먹으면 간염의 간암 진행을 30% 정도 막을 수 있다. 표고버섯은 주로 말린 것을 이용하는데,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D가 더 풍부해진다.

양송이버섯은 암이 만들어지는 단계를 억제한다.

■ ‘베타 1-3D글루칸’ 항암 효과 확인

이런 가운데 일본 도쿄(東京)대 약학과 오노 나오히토(大野尙仁) 교수는 올 1월 <네이처 이뮤놀로지(면역학)> 에 여러 베타-글루칸 중에서 ‘베타 1-3D글루칸’이 항암 작용을 한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오노 교수는 “베탄 1-3D글루칸이 장 점막에 존재하는 덱틴-1 단백질을 늘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버섯에 포함된 베탄 1-3D글루칸의 항암 효과를 처음으로 학술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일본식품분석센터에 따르면 베타 1-3D글루칸 함량은 꽃송이버섯(일본명 하나비라다케)이 100g 당 43.6g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잎새버섯(15~20g), 송이버섯(18.1g), 영지버섯(8~15g), 느타리버섯(7~12g), 아가리쿠스(11.6g) 순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미나헬스사의 ‘MH-3’등 꽃송이버섯 추출물 제품이 앞 다퉈 출시되고 있다.

암 치료전문 일본 도쿄 요시다병원 요시다 겐시(吉田憲史) 박사팀은 2001년 말기 암환자 14명을 대상으로 MH-3를 100㎎씩 하루 3회 먹인 뒤 8~10개월 관찰한 결과, 5년 이상 생존자가 4명이었고, 예상 수명을 2배 이상 넘긴 환자는 5명이었다는 연구결과를 올 일본암학회에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또한 2003~2006년 말기ㆍ전이 암환자 238명을 대상으로 MH-3 100㎖를 매일 3회 투여한 결과, 43%의 치료율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 국물까지 모두 먹어야 효과

버섯을 조리할 때는 지혜가 필요하다. 버섯이 품고 있는 몸에 좋은 성분이 모두 수용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섯을 물에 오래 불리거나, 버섯 불린 물을 따라 버리고 조리하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알맹이는 버리고 껍질만 먹는 셈이다. 그러므로 버섯을 조리할 때는 물로 살짝 헹군 뒤 짜지 않게 조리해 국물까지 모두 먹는 것이 현명하다.

버섯은 하루 30g 정도가 먹는 게 적당한데 표고버섯의 경우 매일 2~3장이면 충분하다. 꼭꼭 씹어 먹으면 입 속에서 침과 잘 섞여 유효성분이 잘 흡수돼 항암 효과를 상승시킨다.

<도움말=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연세대 생화학과 권영근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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