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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통일선전부장 왜 서울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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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통일선전부장 왜 서울 왔나

입력
2007.12.0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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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일행이 어제 육로로 서울에 왔다. 북한 통전부장의 서울 방문은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김용순 당시 부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남측의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뜬금 없이 이뤄진 일이어서 궁금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전날 밝힌 김 부장의 방문 목적은 '2007 남북정상선언 이행 중간 평가와 경협사업 추진에 필요한 남측 현장시찰'이다. 사전에 이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의 초청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김 부장 일행의 일정은 송도 신도시, 대우조선소, 부산세관, 현대자동차 공장, 포스코 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과 현장 방문 위주로 짜여 있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그의 방문이 그런 공식적 활동만을 위한 것이라고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구구한 억측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종의 메시지 전달, 종전선언 관련 협의, 남한 대선 상황 파악,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방문 협의설에 더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깜짝쇼 설까지 나돈다.

남북정상회담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어떤 깜짝쇼가 있을까마는 투명한 손님 맞이로 불필요한 의구심이 일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설사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있다 치더라도 지금 분위기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방문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닌 것 같다. 남북의 주요 당국자들의 빈번한 왕래는 남북 합의사항 이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주요 회담의 정례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의 서울 방문과 때 맞춰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와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한한 사실에서 보듯 동북아의 긴박한 정세 시계가 한국의 정치일정 시계에 맞춰 돌아가지는 않는다. 대선 일정과 상관없이 중요한 대외 활동은 그대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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