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어 기뻐요.”
인기가요 <뮤지컬> 의 가수이자 탤런트로 1990년대 후반 인기를 모은 임상아(33)씨가 가방디자이너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26일 발표된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제3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SFDF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선발, 지원하는 것으로 두리 정, 리처드 최, 정혁서ㆍ배승연 등을 발굴했다. 따라서 수혜자가 되는 것 자체가 창의력을 인정 받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뮤지컬>
뉴욕에서 활동하며 시상식을 위해 잠시 귀국한 임씨는 “패션계 입문 2년 만에 창의력과 비즈니스 능력을 평가 받았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매사 열심인 편이고 운도 따랐지만 이번 수상이 나라 전체가 나를 밀어준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어서 다소 센티한 감정까지 든다”고 말했다.
임 씨는 <뮤지컬> 이 한창 인기를 끌던 98년 홀연히 도미했다. 어린시절의 꿈인 영화감독의 길을 가기 위한 것이었지만 뉴욕대에서 필름프로덕션 과정을 수료한 뒤 잠시 요리공부에 나서는 등 방황하다 2001년 파슨스패션스쿨에서 패션 비즈니스와 드로잉을 배우면서 패션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유명 스타일리스트의 조수로 옷 가방을 나르는 밑바닥 생활부터 시작, 패션계 생리를 익히고 2006년 봄 가방 브랜드 <상아(sang a)> 를 내놓았다. 상아(sang> 뮤지컬>
<상아> 는 모던 클래식을 기본으로 약간의 아방가르드 감각을 더한 브랜드다. 질 좋은 악어나 뱀 가죽을 가공, 독특한 질감과 형태를 부여해 제작되며 1,500달러부터 최고가 1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가로 25개국의 고급 편집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는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편집매장 엘리든에 입점했다. 송혜교, 장진영 등 유명인이 소비자이고 신은경은 직접 뉴욕에 전화해 주문했다. 상아>
임 씨는 “세계 유명 럭셔리 브랜드가 대개 가방, 향수 등 액세서리에서 돈을 벌어 의류까지 확장하듯 가방이 궤도에 오르면 <상아> 를 의류와 신발 화장품 홈데코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어려울 때는 ‘악으로 버틴다’고 생각하며 일한다. 한국인 특유의 강단과 뚝심, 자부심이야 말로 성공의 비결”이라고 했다. 상아>
임 씨는 재즈기타리스트 출신의 미국인 음반프로듀서와 2001년 결혼, 네살 짜리 딸 올리비아를 두고 있다. “연예계를 떠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지만 무대는 그립다”는 그는 “노래만은 계속 하고 싶고 언젠가는 남편과 함께 음반을 내놓는 꿈도 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SFDF수상자로는 임 씨 외에 벨기에서 활동하는 김건유씨와 정혁서ㆍ배승연팀이 함께 선정됐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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