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0대 남성이 성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성전환수술을 거듭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마이클 버크(43)는 외형상으로는 완전한 남자이지만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는 2003년까지는 남자로 살았다.
AP 인터넷판이 26일 전한 바에 따르면 버크는 어려서부터 자신이 남녀 어느쪽에 속하는지 헷갈리는 성별착란증이란 특이한 증세를 앓았다. 때문에 몸은 남자이지만 정신적으론 늘 여자가 되기를 갈망했다. 어린 시절과 학교 생활을 거치며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19세 때에는 부모와도 사이가 틀어져 가출했으며 그 뒤 고정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렸다. 하지만 버크는 자신의 남성 정체성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폭음을 하고 마약에까지 손을 댔다.
결국 39세이던 2003년 그간 모은 8만 달러로 성전환수술을 해 여자로 변신했다. 이름도 마이클의 여성형인 미셸로 바꿨으며 코를 높이고 눈썹을 고르는 것은 물론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고 가슴 성형도 했다. 다만 여성 성기를 조형하는 수술은 비용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 그는 겉으로는 완전한 미셸이 됐다. 원하는 의상을 입고, 외톨이였던 남자 때와 달리 많은 친구를 사귀었으며 적지 않은 남자와 교제했다. 그런데 여성으로서의 쾌감이 사라지고 성별착란증이 다시 도졌다.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시도했으며 날씬한 몸매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해 무리한 단식을 감행했다.
버크는 그리스도수난복음교회에 나가 정신적 안정을 찾으려 했으나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교회의 도움으로 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결과 우울증의 원인이 성정체성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교회의 지원으로 버크는 다시 남성으로 돌아가는 수술을 무료로 받았다. 가슴 속에 넣은 실리콘을 꺼내며 마이클이 됐다.
그렇지만 며칠이 안돼 버크는 다시 후회하기 시작했다. 남자로 지내는 나날이 지겨워졌고 미셸이 되고 싶었다. 버크는 “여성으로 성전환하는 게 이번에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처지라 너무 괴롭다”고 호소하면서도 조만간 수술을 감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성정체성 혼란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대학에 진학,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이며 기회가 닿으면 자신의 운명을 토로하는 자서전을 쓸 계획도 갖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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