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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값에 화난 캐나다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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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값에 화난 캐나다 국민들

입력
2007.12.0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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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자동차 가격이 줄지어 내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간 캐나다에선 미국보다 동종 차량 가격이 4,000~5,000달러 이상 비싸게 팔렸다.

포르쉐의 스포츠카는 미국보다 무려 1만4,000달러, 시보레의 스포츠카 코베트Z06은 2만9,870달러나 높게 책정됐다. 미국에서 이들 차량을 구매하면 고급 휴양지에서 1주일 이상 머무는 비용이 빠지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로 캐나다 달러가 30년 만에 처음 강세를 띠면서 가격문제가 여론의 주 이슈로 등장했다.

자동차 기업들이 캐나다 국민을 미국인에 이어 2등 국민 취급한다는 비난이 들끓자 스티븐 하퍼 총리까지 나서 가격 하락을 요구했다.

아우디, 도요타, 볼보 등 현지 진출 기업들은 왜 차량 가격이 비싼지를 설명하는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구매선을 아예 미국으로 돌리는 고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 미국자동차 수입회사에는 하루 7,000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쇄도할 정도다. 실제 미국에서 자동차 유입이 폭증하고 있어, 올 들어 10월까지 전년보다 21% 늘어난 13만7,000대가 수입됐다.

10월 2만5,000대, 11월 2만3,000대 등 연말까지 전체 시장의 4%대인 16만4,000대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비난과 함께 미국산 차량 수입이 폭증하자 캐나다 현지 자동차 기업들도 올 들어 가격을 5~8% 내려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캐나다산과 미국산 차량의 가격 차이를 상쇄하는 할부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포르쉐는 9월부터 새 모델의 차량 가격을 8% 인하했으며, 크라이슬러 캐나다, BMW 캐나다, 메르세데스-벤츠 캐나다 등은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나섰다.

캐나다 최대 자동차기업인 GM캐나다도 지난달 1,500~1만달러를 내리고, 가격인하 차종에 2008년형 픽업트럭까지 포함시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지금은 차를 살 때가 아니라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내년에 미국의 경기하락이 본격화하면 미국산 자동차 값이 더 떨어지고, 특히 인기가 높은 1,2년 된 중고차 가격의 하락 폭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캐나다 자동차 기업들도 인센티브를 더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가격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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