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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 고흐전이 피워 올린 문화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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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 고흐전이 피워 올린 문화의 불꽃

입력
2007.12.0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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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일이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에 대한 호응이 뜨겁다. 개막일인 24일 8,000명이 관람하기 시작해서, 3일 동안 2만 명이 다녀가는 전시회 사상 초유의 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미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높아가는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며, 넓게는 대중이 본격적이고 수준 높은 예술행사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모두 67점이 전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자화상> <아이리스> <씨 뿌리는 사람> <우편배달부 룰랭> <노란 집> 등이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이렇게 많은 반 고흐 작품이 한 자리에 모아진 것은 1990년 작가의 100주기전 때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개막식에 초대됐던 미술사가, 미술평론가 등은 전시회에 작가의 드라마틱한 생애의 주요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골고루 출품된 점을 호평했다.

그가 태양이 작렬하는 남 프랑스의 아를, 요양원이 있던 생 레미, 자살로 삶을 마감한 오베르에서 그린 많은 유화 외에도, 종이 위에 수채ㆍ잉크ㆍ연필 등으로 그린 초기 작품까지 망라된 점이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면을 보여 주어 더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미술사상 작품이나 개인사에서 정점에 있는 반 고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족을 다는 것에 불과하다. 그는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순교적 화가이며, 그래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감동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의 그림들은 대부분 작품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다.

크기가 작품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크지 않아도 감동에는 변함이 없지만, 영육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늘 떠돌아야 했기 때문에 마음 먹고 대작에 손을 대지 못한 그의 불우한 처지가 또한 아프게 와 닿는다.

다소 무리를 무릅쓰고 말한다면 개인의 생애에 높은 수준과 작품 규모, 미술사적 의미에서 이번 반 고흐전 만한 전시회를 다시 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만한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문화적 자부심을 느끼고, 진지한 관람객이 줄을 잇는 점도 긍지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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