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수 엑스포 유치/ 1차투표 겨우 9표差… 숨죽인 파리의 5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수 엑스포 유치/ 1차투표 겨우 9표差… 숨죽인 파리의 5분

입력
2007.12.03 00:27
0 0

“한국 77표, 모로코 63표.”

27일 새벽 5시50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팔레 드 콩그레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제142차 총회장 옆에 마련된 기자회견장. '한국 77표'라는 발표가 나온 후 이어진'모로코 63표'라는 소리는 엄청난 함성에 묻히고 말았다. 곳곳에서 감격의 외침이 터져 나왔고, 총회장 밖의 300여 국민응원단도 '대~한민국''이겼다'를 연호했다. 이들이 파리 개선문에서 보내는 승전보였다.

이날 승전보를 접하기까지는 그야말로 초조와 긴장의 연속이었다. 유치 신청국들의 최종 프리젠테이션이 길어지면서 투표 결과 발표 시간(3시30분)이 예정보다 2시간 이상 늦어지면서 초조함은 극에 달했다.

1차 투표결과는 예상대로 우리가 1위였다. 여수가 68표, 모로코 탕헤르 59표, 폴란드 브로츠와프 13표였다. 1위 소식에 안도감이 도는 듯 했지만 장내는 곧 불안감에 휩싸였다. 1차 투표에서 모로코와 20표 이상 차이를 벌려야 2차 투표에서 여수의 유치가 확실시 됐기 때문이었다.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표 차이로는 결선 투표에서 순위가 뒤집힐 수 있었다.

총회장 밖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교민과 유치단 관계자 등 300여명의 국민응원단의 북소리도 일순 잦아들었다. 하지만 5분이 흐른 후 승리의 여신은 코리아에 미소를 보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비관적 시나리오에 가깝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며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여수엑스포의 주제가 기후변화라는 전지구적 과제와 절묘하게 맞물려 승착(勝着)이 된 것 같다"며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여수 유치가 확정된 후 한덕수 국무총리는 앞서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에서의 일화도 소개했다. 불어와 영어로 연설을 해 감탄을 자아낸 한 총리는 "불어 연설을 위해 100번 가량 연습을 했다"며 "연설은 무난하게 했지만, 연설 뒤 질문을 불어로 받는 바람에 대답은 못하고 웃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쾌거는 외교력은 물론, 기업들의 촘촘한 경제인맥 등을 총동원해 이룬 성과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총리실 관계자는 "모로코와 가까운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는 다른 회원국들에게 공공연히 여수 개최를 반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냉혹한 외교무대 앞에서 좌절과 분노가 일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총회를 며칠 앞두고 모로코가 무더기로 신규회원국을 가입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면서 대표단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이 우려는 총회 이틀 전인 지난 금요일, BIE 사무총장을 통해서 이번 총회에 더 이상 신규가입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을 받고 나서야 가라앉았다.

뒤늦게 BIE에 가입한 북한도 여수에 한표를 보탰다. 북한측은"남측의 지지 요청을 받고 총회 1주일 전인 19일 가입했다"며 "10월4일 남북정상 회담에 따른 국제무대에서의 남북 첫 협력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