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 휴대폰 벨이 울렸다는 이유로 법정 안에 있던 46명을 유치장에 보냈던 한 미국 판사가 결국 파면됐다.
뉴욕주 사법행정위원회는 27일 회의를 열고 나이애가라 폭포시 지방법원의 로버트 M 리스타이노 판사에 대해 “폭군처럼 자신에 부여된 사법 권한을 남용하고 자신이 법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면서 파면을 최종 결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2005년 3월 11일 이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스타이노 판사는 70건의 가정폭력 사건 관련 피고들로부터 매주 받아야 할 상담 결과를 보고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휴대폰의 벨이 울리자 갑자기 “지금 당장 내 앞에 그 휴대폰을 갖다 놓지 않으면 이 법정 안에 있는 누구라도 유치장에 간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누구라도 내 말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면 잠시라도 내 재판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물어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판사 앞으로 나서지 않자 리스타이노 판사는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입증하듯 46명의 피고 모두에게 구류 1일을 선언하고 유치장으로 보냈다.
리스타이노 판사는 그날 오후 구류 대상자들을 풀어주라고 명령했으나 당시 보석금을 내지 못한 14명은 수갑을 차고 다른 교도소로 옮겨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리스타이노 판사는 사법행정위원회에 출석, “사생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으나 파면안은 9대 1의 압도적 표결로 통과됐다. 연봉 11만3,900달러를 받고 있던 리스타이노 판사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이번 결정에 불복,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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