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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소방관 화마에 꺾이다/ 이천 CJ공장 화재 진압하다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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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소방관 화마에 꺾이다/ 이천 CJ공장 화재 진압하다 참변

입력
2007.12.0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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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월엔 결혼한다고 좋아했는데….”

28일 경기 이천의료원 영안실. 화마에 희생당한 고 윤재희(29) 소방사를 조문하기 위해 모인 이천소방서 직원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충북 진천에서 달려온 아버지 윤기섭(60)씨는 “경찰을 희망했다가 좀 더 가까이서 국민에 봉사하겠다며 소방관을 지원했다”며 영정을 부여잡고 오열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윤 소방사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은 28일 오전 8시께. 전날 오후 발생한 CJ이천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서 실종된 뒤 9시간 만이었다. 윤 소방사는 발견 당시 2,3m 높이로 겹겹이 무너져 내린 철제 지붕과 벽면 패널에 깔린 상태였다.

한 동료 소방관은 “소방서장 운전기사 역할을 하던 윤 소방사가 인원이 모자랄 것이라며 직접 펌프차를 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불덩어리가 된 현장 안으로 25m나 들어갔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희생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150여명의 소방관들이 진압에 몰두한 데다 현장(6,925㎡)도 너무 넓어 윤 소방사의 실종 사실을 몰랐으며, 밤 11시께야 실종 사실을 확인하고 무너져 쌓인 패널을 일일이 뒤진 끝에 윤 소방사를 발견했다.

2년전 소방직에 입문한 윤 소방사는 2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순직한 윤 소방사에게는 소방교로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한편 이날 화재현장에 출동한 여주소방서 소속 최태순(38) 소방교는 오후 11시35분께 화재 진압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이천시 마장면 영동고속도로 갓길에서 고장난 물탱크차를 고치다가 5톤 화물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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