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규 지음 / 디자인하우스 발행ㆍ218쪽ㆍ1만2,000원
‘도대체 왜 여학생들이 갑자기 공부를 잘하게 된 것일까.’ 책의 출발은 저자의 궁금증이었다. 주요 국가고시 여성 합격자 비율이 높아졌다는 보도가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할 정도로 여풍(女風)이 거세다.
단지 사회활동 여성인구가 늘어나는 차원이 아니다. 과거 사회적 성공을 거둔 여성들은 무늬만 여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여학생들은 여성성과 남성성을 필요에 따라 사용할 줄 아는 ‘알파걸’들이다.
TV프로그램 연출자인 저자는 여성이 주목 받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세상이 떠드는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만으로는 여풍을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이 시대 알파걸들을 직접 만나 보고 성역할 연구에 정통한 심리학자, 과학자 등의 조언을 구했다. 책은 지난 여름 방영된 그의 다큐멘터리 <알파걸, 그들이 빛나는 이유> 제작과정에서 취재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알파걸,>
저자는 우선 여학생이 학교 성적은 물론 리더십과 운동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능가하게 된 배경을 성역할 고정관념이 약해진 사회 변화에서 찾았다.
‘여자이기 때문에’ 식의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요즘 여학생들은 창의력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 나아가 알파걸들이 지닌 양성성은 미래 사회의 경쟁력이 되리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여성이 사회 흐름을 주도하는 현실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남녀의 능력은 99%가 같고 단 1% 정도만 다르며 오히려 이 작은 차이에서 비롯된 남녀의 사고와 행동 방식이 사회적으로 발현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예컨대 사회적 약자였던 여자들은 타인의 감정 정보를 포착하는 데 능해 21세기에 요구되는 덕목인 네트워킹에 강세를 보인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취재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책을 썼다고 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알파걸로 대표되는 세상을 유연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을 만드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크다는 설명이다.
책에 따르면 고정관념이 없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딸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인 저자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전제한 뒤 “아빠가 설거지를 하면 딸이 성공한다”며 “부엌 친화적인 남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부제는 알파걸 베타보이 이야기.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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