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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이정은 "한국선 1등만 기억되니, 콩쿠르 출전행렬 끝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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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이정은 "한국선 1등만 기억되니, 콩쿠르 출전행렬 끝이 없죠"

입력
2007.12.0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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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스물두살 동갑내기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이정은은 유독 인연이 깊다. 서울예고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난 이들은 2년 간격으로 포르투갈 포르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김태형이 200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위를 했고, 지난해에는 이정은이 친구의 뒤를 이었다. 둘 다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다. 올해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금호 라이징 스타’로 나란히 선정돼 다음달 6일과 13일, 일주일 간격으로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한다.

김태형은 포르투 콩쿠르 이후에도 일본 하마마츠 콩쿠르,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등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서 잇따라 입상하며 이름을 알린 기대주.

상대적으로 콩쿠르 경험이 적은 이정은은 “늘 도전하는 태형이는 배울 점이 많은 부러운 친구”라면서 “특히 무대에서의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정은이 콩쿠르를 준비할 때 반주를 도와주기도 했던 김태형은 이정은에 대해 “뭘 얻으려고 하면 끝까지 하는, 정말 독한 친구”라며 웃었다.

23일 독주회 장소를 미리 찾은 이들은 콩쿠르 때를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태형은 세계적 와인 산지인 포르투의 와인 공장 풍경과 입상 기념 연주를 했던 아랍풍의 화려한 홀을 잊을 수 없다고 했고, 이정은은 “처음 나간 국제 콩쿠르라 무섭기도 했는데 1, 2등을 모두 한국 연주자가 차지해 더욱 기뻤다”고 회상했다.

요즘 국제 콩쿠르에는 한국인이 정말 많다. 최근 열린 비오티 콩쿠르의 경우 참가자 120명 중 40명이 한국인이었다. 김태형은 “아무리 잘해도 어느 정도는 국가 안배를 하기 때문에 다 올라갈 수는 없다. 내부에서 싸움을 해야 하니까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고 말했다. “힘들어도 국제 무대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이름을 알리는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에 나갈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에서는 1등만 인정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콩쿠르에 나가는 것 같다”는 게 이들의 솔직한 얘기. 김태형이 “‘김연아, 오늘은 금 따는 날’이라는 제목의 스포츠 뉴스를 봤는데, 그런 얘기가 어린 선수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까 싶어 안쓰러웠다”고 하자 이정은도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피겨스케이팅 중계는 못 보겠더라”며 웃었다.

2008년은 이들에게 새로운 출발의 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는 김태형은 독일 유학을 떠나고, 연세대 졸업반인 이정은은 대학원에 진학한다. 김태형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인간적인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고, 이정은은 “관객이 신뢰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 김태형은 모차르트 소나타 16번과 쇼팽 소나타 2번, 라벨의 <물의 희롱> 등을, 이정은은 모차르트 소나타 13번과 베토벤 소나타 13번, 드뷔시 <기쁨의 섬> 등을 연주한다. (02) 6303-1919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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