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 노조를 대표하는 3인 중의 한 사람이 승진을 목적으로 뇌물을 주고 받는 풍토가 지방자치단체에 만연해 있다고 고발했다. 공무원노동종합 총연맹(공노총) 박성철 공동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 한국의 지자체는 엽관매직으로 더럽혀진 부패 세상이다. 작금 삼성그룹 비리 의혹이 터진 상황에서 공무원 승진 관련 비리 의혹까지 접하게 되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
그의 주장이 100%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 5,000만~1억 5,000만 원을 주어야 한다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거나 사법처리 과정에 있는 사례만 해도 2004년부터 이미 10여 건이 된다. 관련 사례가 가끔씩 언론에 보도되는 정도였기에 그런 불법이 만연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박 위원장의 고발을 계기로 사안을 조합해 보면 충분히 그랬을 개연성이 있다.
크게 보면 이번 사안 역시 공무원의 신분과 정년을 철저히 보장하고, 그 수를 늘리는 것을 정권 안보의 핵심 요소로 생각하는 노무현 대통령 정권의 기본 마인드에서 원인(遠因)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틀에서만 문제를 찾기보다는 좀더 구체적인 현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부하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승진을 시켜준 시장, 군수가 여러 명 적발된 상태에서 아직도 이런 의혹이 제기된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 사회에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있다는 얘기다.
당장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우선 언론에 보도된 행정자치부 관계자의 말처럼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사안인 데다 수사권이 없어 파헤치기가 쉽지 않다는 직무유기적인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공노총에 접수된 고발 사례만 조사해도 실마리는 충분히 잡을 수 있다. 나라의 기본을 흔드는 범죄라는 인식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행자부가 먼저 나서야 하는지, 총리실이 책임을 절감해야 할지, 감사원이 창피함을 느껴야 할지는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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