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설립 직후 BBK에 30억원을 투자한 e캐피탈의 대주주였던 이덕훈(62) 전 흥농종묘 회장은 30일 “홍종국 당시 e캐피탈 대표의 책임 아래 e캐피탈 법인 자금을 BBK에 투자했다”며 “홍씨가 검찰 조사에서 밝힌 내용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1999년 9월 BBK에 30억원을 투자해 99%의 지분을 확보한 뒤 다음 달 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씨에게 절반을 넘겼고, 나머지 지분은 이듬해 2월28일 이후 김씨에게 처분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과 홍씨의 주장은 ‘BBK 지분 100%를 49억여원에 이 후보로부터 인수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를 2000년 2월21일 작성했다는 김씨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홍씨는 검찰에 관련자료를 제출하면서 이같이 진술했고, 검찰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BKK 주식 전량을 샀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 “BBK 주식은 2월 말까지 내가 절반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월21일에 전량을 김씨가 이 후보로부터 넘겨받았다는 것은 시점상으로 말이 안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씨 주장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e캐피탈 투자 내역 및 BBK 자금ㆍ지분 이동 시점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10월 국정감사에서는 99년9월 BBK에 투자하고 3개월 뒤 청산했다고 했던 홍씨가 이제 와서 말을 뒤집는다”며 “김씨가 e캐피탈 지분을 인수할 때 사용한 자금 30억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 BBK 여직원 김모씨로부터 “2001년 4월께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가 이 후보의 인감 도장 사본을 주면서 똑 같은 도장을 파오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장 제작업자도 “두 개의 도장에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진술에 대한 검찰의 판단이 주목된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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