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런던 / 문학동네"만약 당신이 죽는 것이 사회적으로 정당하다면"
1916년 11월 22일 미국 소설가 잭 런던이 40세로 사망했다. 아직도 자살설과 타살설이 분분하다는 그는 20세기초 미국 최고의 스타 작가였다.
사생아로 태어나 궁핍으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잭 런던은 양식장을 터는 해적질까지 하는 등 자본주의가 끓어오르던 당시 미국사회의 밑바닥을 체험했다. 그의 허기를 달래준 것은 엄청난 독서였다.
니체적 초인주의자이면서 열렬한 사회주의자, 개를 주인공으로 적자생존의 세계를 그린 대표작 <황야의 부름> 에서 보듯 사회적 다윈주의자이기도 했던 그의 복잡한 성향은 이런 배경에 기인한다. 황야의>
<황야의 부름> 에서 그가 “뼈다귀 하나를 개에게 던져주는 것 자체가 자선은 아니다. 황야의>
자기도 개만큼이나 굶주렸으면서도 개와 뼈다귀를 나누는 것이 자선이다”라고 쓴 것은 바닥 체험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자본주의의 파쇼화를 그린 그의 미래소설 <강철군화> (1908)에 대해 트로츠키는 “어떤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도 자본과 노동귀족 사이의 불길한 야합을 그처럼 완벽하게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강철군화>
<암살주식회사> 는 잭 런던의 이런 면모를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사회주의에 몸담았다 한계를 느끼고 사업가로 변신한 주인공 드라고밀로프는 직접 사회적 정의를 세우기로 하고 ‘공공의 적’을 제거하기 위한 암살청부회사를 만든다. 암살주식회사>
그의 계약 조건은 두 가지. 하나는 표적의 죽음이 사회적으로 정당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계약은 변경될 수 없다는 것. 그런데 드라고밀로프는 자신에 대한 암살 의뢰를 받는다. 그리고 그 사회적 정당성에 대한 치열한 논쟁 끝에, 계약을 수락하는데….
잭 런던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04년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지의 러ㆍ일전쟁 종군기자로 조선에 왔던 그의 기록 <조선 사람 엿보기> 는 1995년 우리말로 번역됐다. 조선>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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