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마지막 뇌관 BBK 의혹의 핵심 인물 김경준씨의 귀국은 과연 대선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미치게 될까. 최근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각 후보 진영은 김씨 효과에 대해 제 각각의 해석을 내놓았다.
김씨는 16일 저녁에 입국했다. 따라서 17, 18일에 걸쳐 실시된 언론사 여론조사에 그의 귀국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두고도 각 진영은 제 논에 물대기식 해석을 했다.
우선 한나라당은 “그 봐라. 변화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우려했던 만큼의 흔들림은 없고, 오히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견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란 표현도 썼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 지지율이 40%안팎으로 나왔는데 2,3% 감소분도 다른 후보가 아닌 부동층으로 간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김씨 귀국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이 후보의 무관함은 점차 분명해 지는 형국”이라며 “김씨 효과는 이 후보 지지층의 본류를 흔들 정도가 아닌 만큼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범여권은 “김씨 효과는 아직 반영조차 안됐다”고 주장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부동층 증가 현상에 방점을 찍었다. “역대 대선에서 D-30일이면 부동층이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미 대변인은 “부동층 증가는 이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잠시 부동층으로 옮겨가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탈세, 횡령 의혹과 더불어 BBK 연루 의혹이 전면에 등장함에 따라 유권자들의 마음에 심한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이회창 전 총재측은 아직 김씨 효과는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다만 이 전 총재의 지지율 하락에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다.
조용남 부대변인은 “지지율 소폭 하락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며 “현장의 분위기는 너무 열렬하고 여론조사 수치와 다르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KSOI 한귀영 연구실장은 “최근 부동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동층은 보수층 범주 내에서 움직인다”며 “김씨 귀국을 계기로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에서 한발 떨어져 사태를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BBK의혹 때문에 이 후보에 불안감을 느낀 이들은 이미 이 전 총재로 이동한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권자들의 관망은 계속될 것이므로 지지도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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