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김동주(31)에게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인 62억을 ‘베팅’했다.
김승영 두산 단장과 김태룡 운영홍보부장은 15일 오후 올림픽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김동주를 만나 2차 협상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단장은 삼성 심정수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을 제안했다. 심정수는 지난 2005년 박진만과 함께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4년간 최대 60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동주에게 심정수를 상회하는 4년간 최대 62억(계약금, 연봉, 옵션 포함)을 제시하면서 ‘FA 최대어’의 체면을 살려줬다. 김동주는 지난 10일 국내에서 가진 1차 협상에서 심정수의 계약내용을 기준 삼았다.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으로 꼽히는 두산이 이처럼 아낌없이 보따리를 푼 것은 김동주를 붙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두산의 종전 FA 최고액 계약은 2003년 안경현의 4년 15억. 두산의 한 관계자는 “구단의 대표선수를 다른 팀에 뺏길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김동주는 1998년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데뷔한 이후 10년간 팀 최고 스타로 군림해왔다. 통산 성적은 타율 3할1푼1리 196홈런 729타점. 올시즌 김동주는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3할2푼2리 19홈런 78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두산의 파격적인 대우에도 불구하고 김동주는 곧바로 확답을 하지 않았다. 김동주는 “구단이 신경 써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단 생각할 시간을 달라”면서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무조건 두산에 남겠다”고 답했다.
일단 일본행을 계속 타진해보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김동주는 지난 14일 거물 일본인 에이전트 니노미야 이사오로부터 일본 내 몇몇 팀들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 따라서 일본 구단들이 용병 영입을 확정하는 11월말까지는 일본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깜짝 타결’의 가능성도 있다.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 기한은 17일. 두산은 김태룡 부장이 17일까지 오키나와에 계속 남아 김동주를 계속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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