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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친해지는 법' 北, 베트남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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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친해지는 법' 北, 베트남서 배운다

입력
2007.1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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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베트남의 최근 밀월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어떻게 추진할지를 배우려는 북한의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외교가 전면적으로 강경외교에서 온건 외교로 전환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리둔치우(李敦球)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한반도 연구센터 주임과 천바오위앤(陳寶媛) 난화(南華)대 교수는 20일 신화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달 농득마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방북시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뜨거운 포옹, 이어 이뤄진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의 베트남 방문은 순탄하지 않았던 양국 관계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리 주임 등은 "관계개선은 서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우선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 분야 등의 경험을 습득하고 베트남을 발판으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무역을 활성화할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북한에 절실한 외화를 얻고 이를 통해 국제적인 생존 공간을 넓히기 위함이다.

리 주임 등은 "북한과 베트남 모두 사회주의 국가로 미국과 교전한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며 "북한이 정치적 동요 없이 경제를 발전시킨 베트남 개혁의 경험을 이용할 것이라는 게 관측통의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영일 총리는 베트남 방문 기간 중 베트남의 개혁 개방의 경험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리 주임 등은 "베트남은 1990년대 중반 대미 관계를 정상화한 뒤 대미 관계를 신속히 발전시켰다"며 "이런 경험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미 관계 문제를 처리해야 할 북한이 배워야 할 내용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리 주임 등은 현 북한 외교가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미 관계에서 강온 정책을 번갈아 구사해온 북한이 올해 하반기부터 외교 정책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7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몽골, 알제리, 이집트, 싱가포르 방문, 10월 김영일 총리의 동남아 순방, 호주 시리아 등 외국 장관급 인사들의 잇따른 평양 방문은 북한 외교 전환을 알리는 명확한 징후이다. 리 주임 등은 "북한 외교가 마치 봄을 맞은 듯하다"고 결론지었다.

리 주임 등은 베트남의 입장에서 볼 때 대북 관계 개선은 북한 문제에 적극 개입해 국제사회에서 기여할 몫을 찾고 국제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데 있다고 정리했다.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 밑바탕에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면서 미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베트남과 북한의 관계개선이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행보일 수 있다는 의구심도 깔려 있는 듯하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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