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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약세…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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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약세… 금융시장 요동

입력
2007.11.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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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이다.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동시에 요동을 치고 있다. 주가는 1,800선(코스피)을 간신히 턱걸이했고, 금리와 환율을 연일 치솟고 있다.

제각기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근원은 같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원화 자산을 팔자”며 한 방향으로 떼지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악재 속에 외국인들이 이머징마켓의 대표격인 한국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고, 내국인들도 서서히 동조하는 탓이다.

외국인들은 이 달 들어서만 국내 증시에서 6조원 이상을 팔아 치웠고, 국내 채권을 팔아 연일 달러로 바꾸고 있다. 증시 속락, 채권금리 급등(채권값 하락), 원ㆍ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전형적인 ‘트리플 약세’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기까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요즘 증시는 내우외환이다. 해외 증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가 주요 금융기관들의 손실로 현실화하면서 추풍낙엽처럼 급락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또 다시 100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고, 중국은 증대되는 인플레압력에 갈수록 버거운 모습이다.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65.25포인트(3.49%) 폭락하면서 간신히 1,800선을 지켜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신용위기로 인한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주식을 팔고 있고 기관은 투자를 머뭇거리면서 증시유동성도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글로벌 증시 약세는 지난 8월과는 달리 신용위기와 국제유가급등, 중국 긴축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어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다음달 1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트리플위칭데이(12월13일)다. 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은 “FOMC가 금리를 인하하고 트리플위칭데이 때 어느 정도 매물이 정리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때가 되면 외국인의 매도세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도 마비 상태다. 주식시장과 같은 맥락이다. 한 때 차익을 노리고 국내 채권을 열심히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요즘 연일 채권을 팔아 자금을 자수하기 바쁘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부장)은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요즘 채권시장에 자금이 말라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 또 채권 시장에서 원화 자산을 연일 처분하고 달러를 사들이다 보니 자연스레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달러화가 약세지만, 국내에선 외국인들의 자산매도로 오히려 원화가 약세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면 11월 매도한 6조원의 자금을 이 달 중 달러를 사들이는데 사용할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 상승 요인이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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