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5일 공개한 이란 핵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놓고 이란과 미국이 서로 자국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설전하고 있다. 보고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점을 이용, 서로 자국에 유리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고 있는 것이다.
1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AEA의 보고서는 “이란은 유엔의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동 원심 분리기 수를 3,000개로 늘리는 등 우라늄 농축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원심 분리기 3,000개는 이란이 1년 안에 핵무기 1개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원심 분리기를 3,000개 미만으로 할 것을 요구해왔다.
보고서는 동시에 “이란이 수년간의 비협조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그간의 원심 분리기 개발에 관련된 자료를 비교적 성실하게 제공하고 핵 관계자와의 면담을 허용했다”면서 “이란이 제공한 자료들은 IAEA가 별도로 수집한 내용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란이 신고한 내용들을 확실히 검증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핵심 내용이 되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 무기 제조용인지에 대해서는 핵 시설 사찰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 협상 대표는 “IAEA의 보고서는 이란의 핵 활동이 무기 프로그램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IAEA 사찰에 협조해온 이란의 핵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갈 근거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의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 사찰 활동에 대해 선별적으로만 협력하고 있음이 입증됐다”면서 “유엔 안보리와 협력해 3차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은 다음주 모임을 갖고 안보리 차원의 제재를 할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제재에 찬성하고 있고 러시아, 중국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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