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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업·시위에 여론은 '차가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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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업·시위에 여론은 '차가운 시선'

입력
2007.11.2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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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의 결정을 거리에서 뒤집는 프랑스의 ‘피플 파워’ 전통이 이번에도 승리할 것인가.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의 공공부문 특별연금 개혁법안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조 파업이 15일로 3일째 계속되면서 철도와 지하철이 운행을 중단,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프랑스의 피플 파워 전통이 이번에도 의회의 결정을 무력화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날 BBC 방송 인터넷판은 1990년대 이후 종종 의회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프랑스 거리 시위의 역사를 집중 조명하면서 이번 파업을 과거 사례와 비교 분석했다.

1993년 에어 프랑스의 구조조정안이 뒤집히면서 시작된 피플 파워의 전통은 95년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에도 이슈는 특정 공공부문 특별연금 제도였다. 중도 우파 정부가 이 제도에 메스를 가하려 하자 강력한 공공부문 연대 파업이 벌어졌고, 3주 동안 이어진 총파업 후 개혁은 무산됐다. 이후 사르코지 이전까지 어떤 프랑스 정치인도 다시 이 제도에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

2005년에는 학교 교육 개혁안이 고등학생들과 교사들의 시위로 좌절됐고, 2006년에는 젊은 노동자들의 취직과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 유연화 정책이 학생과 노조의 연대 투쟁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BBC는 이번에도 같은 역사가 되풀이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 분석을 내놓았다. 우선 수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의 오래된 민중 봉기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거리 시위를 통해 의회의 결의를 무력화하는 전통은 1990년대 이후, 비교적 최근에 생긴 현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굳건한 것이 아니다.

1992년까지만 해도 택시 운전사들이 새 규제에 반대해 거리를 봉쇄하고 시위하자 사회당 정부가 양보를 거부하고 전차를 투입한 적도 있었다.

현재 프랑스 여론이 공공부문 특별연금 제도에 부정적이라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95년 파업 때는 여론이 노조의 파업에 적극 동조했지만 14일 발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58%의 프랑스인들이 정부가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때문에 노조들도 사태 해결을 위해 파업에만 ‘올인’하는 대신 정부와의 협상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은 정부 및 사용자 측과 3자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고, 자비에 베르트랑 노동장관은 이와 별도로 각 부문별 노조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95년 때와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해서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안이 ‘피플파워’에 절대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교통ㆍ운송 부문 노조의 시위에 학생들과 국립극장 및 에너지 부문 공기업 노조까지 합세한 마당에 앞으로 파업이 다른 분야로 계속 확산된다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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