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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새 소설 '즐거운 우리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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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새 소설 '즐거운 우리집' 출간

입력
2007.1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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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작가들이 자전적 소설을 씁니다.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가 그렇고, 헤밍웨이의 여러 작품이 그렇죠. 시간이 지나면 작가의 실제 이야기인가가 아닌, 작품으로 평가받게 되죠. 마침 제 얘기였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일부러 취재를 해서라도 쓰고 싶었던 소설입니다.”

소설가 공지영(44ㆍ사진)씨가 장편 <즐거운 나의 집> (푸른숲 발행)을 출간했다. 공씨의 아홉 번째 장편으로, 한 일간지에 올 3월부터 8월까지 주 5회씩, 132회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세 번 이혼했고, 현재 성(姓)이 다른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작가의 실제 가정사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이어서 연재 초기부터 작품 외적인 이목을 끌기도 했다.

주인공은 소설가인 친엄마의 고등학생 장녀다. 재혼한 아빠와 살던 ‘나’는 고2 여름방학 때 친엄마와 함께 살겠다고 전격 선언한다. 소설은 ‘나’가 친엄마, 이부(異夫) 동생 두 명과 함께 보낸 여섯 계절의 이야기다. 서운해하는 아빠와의 갈등, 한 동생의 친부의 죽음, 새롭게 시작된 엄마의 연애, ‘특별한’ 가정 자녀로 겪는 편견 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이 어우러져 공지영 소설 특유의 흡입력을 발휘한다.

성장소설의 외양이지만 독자의 관심이 자연스레 ‘나’ 아닌 ‘나’의 엄마에게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유명 작가에 대한 ‘엿보기’ 심리 때문만은 아니다.

새 학교에서의 자기 소개에서 “우리 아빠와 엄마는 모두 작가세요. 저에게는 동생이 셋 있는데 모두 성이 틀려요”(27쪽)라고 선수치며 자신에게 쏠리는 선정적 관심들을 일축할 만큼 ‘나’는 충분히 조숙하다. 주인공이 겪는 가장 큰 갈등의 당사자인 아빠는 딸의 행동이 친엄마의 무책임한 태도와 닮았다고 비난한다.

이런 이유로 소설의 실질적 주인공은 아들의 사춘기에 당황하고 새로운 사랑에 기꺼이 투신하며 자녀에게 군림하기보단 친구 같은 존재이길 바라는 엄마다. 독자는 엄마에게서 작가의 모습을 보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작가의 빼어난 웅변에 귀기울이게 된다.

공씨는 “스스로 남을 울리는 얘기를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작품엔 유머를 구사하려 애썼다”며 “엄마가 아닌 딸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도 가급적 밝은 톤으로 이야기를 전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특별한 얘기라 생각했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그 속에서 자기 얘기를 발견하고 많이 격려해줬다”는 그는 “독자를 소외시키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과 당대 이야기를 많이 써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작가들도 많이 쓰는 역사소설 대신, 우주, 심리, 시간 등을 소재로 한 공상 소설을 써볼 생각도 하고 있다”는 공씨는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았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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