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은 제2의 김대업이다."
BBK 옵셔널벤처스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준씨가 16일 국내에 송환되자 한나라당은 김씨를 이렇게 비난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먼저 두 사람은 범법자이거나 형사 피의자다. 김대업씨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제기했다.
그는 이후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 2004년 2월 대법원에서 무고죄와 명예훼손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경준씨도 횡령 및 문서 위조 등 혐의로 미국에서 강제송환됐다.
또 두 사람은 모두 대선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대업씨는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아들 정연씨가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고 한나라당과 병무청장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대책회의까지 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전 총재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졌고 그는 대선에서 패배했다.
김경준씨 문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독주 체제인 대선 정국에서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검찰 수사에서 소액 투자자 5,200여명에게 600억원의 피해를 안긴 BBK 주가 조작 사건에 이 후보가 연루된 정황이 밝혀진다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차이도 눈에 띈다. 군 의무부사관, 유도 선수 출신에 대구 K대를 나오고 병역 문제 폭로 직전까지 전과 6범이었던 김대업씨와 달리 김경준씨는 미국의 명문 코넬대를 졸업한 재미동포 금융전문가로 전과도 없다.
외모에서도 투박한 인상의 김대업씨와 달리 김경준씨는 깔끔한 스타일로 대조적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두 사람 모두 증거 조작에 능한 사기꾼"이라고 비판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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