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백인 고급주택가에 자리한 '워터클루프' 게스트 하우스. 12개 객실마다 LG전자의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집 주인 헤르만씨는 "품질이 일제 샤프보다 월등히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LG는 지난해 남아공 에어컨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 LG전자는 중동지역에서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휴대폰을 출시, 대박을 터트렸다. 이슬람 신자들은 어디에 있든 하루 5번씩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린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었다. 덕분에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휴대폰 판매율이 매년 30%씩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LG전자가 21일 또 하나의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이 지역 18개 법인ㆍ지사의 임직원 200여명이 중동 두바이에 모여 2010년까지 연매출 60억 달러를 달성, 가전분야 최고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이다. 매출 60억 달러는 올해 이 지역 매출 예상치의 두 배, 2010년 이 지역 전체 시장 규모(400억달러 추정)의 약 15% 수준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6개 권역별로 차별화한 현지화 추구 ▦삶의 질을 높여주는 프리미엄 마케팅 강화 ▦신흥시장 적극 개척 등 3대 성장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이 소득 수준이나 종교, 인종 등이 다른 78개 국가로 구성돼 있는 점을 고려, ▦걸프지역 산유국 ▦북아프리카 ▦블랙 아프리카(사하라 이남 지역)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현지 맞춤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가령 여성 소비자들의 발언권이 커지고 있는 산유국에서는 요리대회를 여는 등 주부대상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말라리아를 비롯해 풍토병이 많은 나이지리아 등 블랙 아프리카에선 헬스케어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소득 증가와 함께 지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감안, 알레르기 예방 '스팀트롬 세탁기', 공기정화 '에어컨', 고기지방 제거'컴팩트 오븐' 등 헬스케어 제품의 판촉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20% 가량 가격이 비싸지만, LG가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선점에도 더욱 가속 페달을 밟기로 했다. 이미 전후 복구가 채 끝나지 않은 이라크에 발 빠르게 진출, TV, 세탁기,냉장고, 에어컨 등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또 파키스탄과 모로코의 휴대폰 시장에서 올해 이미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LG전자 김기완 중동ㆍ아프리카 지역대표(부사장)는 "시장점유율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시장공략 강화에 필수적인 인재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현지 출신의 외국인 핵심 인재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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