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밤 동안 산 속에서 3세 유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 19일 실종돼 부모의 애를 태우던 김모(3ㆍ부산 사상구 M어린이집ㆍ사진)군이 21일 멀쩡하게 돌아와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경찰은 혼자 지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유괴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김 군이 사라진 건 19일 낮 12시30분께. 이날 어린이집 원생들과 함께 부산 기장군 정관면 G자연체험학습장에 갔던 김 군은 남모(6)군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종적을 감추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엠버경보시스템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수 백 명을 동원해 이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틀밤이 지난 21일 새벽 김 군은 자연체험학습장에서 1㎞가량 떨어진 기장군 두명리 야산 중턱에 있는 K 암자 부근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 군은 실종 때 그대로 노란색 어린이집 원복에 모자가 달린 청색 겨울점퍼를 입고 있었다.
김 군은 인근 병원에서 건강진단과 소변검사를 받은 결과 탈진증세와 함께 손과 발, 얼굴 등이 빨갛게 부은 동상증세를 보였으나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김 군은 현장으로 달려 온 부모에게 “산에서 혼자 잠을 잤고 몹시 배가 고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군이 산속을 혼자 헤매다 실종돼 이틀 밤을 보낸 것으로 보고 아동심리 전문가를 불러 ‘산속에서 40시간’을 밝히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혼자 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나 19일 부산지역 최저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 데다, 실종지점부터 암자까지 길이 험해서 혼자 이동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유괴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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