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털보’ 차준엽(58)씨가 사진전을 열었다. 경복궁 입구 불일미술관 1층에서 여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
사진전의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은 번잡한 세상 일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조용하게 우리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전시작 20여점은 그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것으로 수묵화 분위기가 물씬 나는 흑백 사진이다. 강원도의 내린천, 홍천강, 북한강, 동강 주변 풍경이 대부분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고 현상, 인화도 모두 그가 했다. 차씨가 이렇듯 본격적인 사진전을 연 것은 처음이다.
차씨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요즘 시끄러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나무와 숲, 새벽 안개 등을 담은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시끄러운 세상사를 잠시나마 잊고 한번 조용하게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사진을 시작한 것은 1991년 은행나무 살리기 운동을 할 때부터다. 아파트 등 주변 주택에 막혀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800년 은행나무가 고사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단식농성을 했는데 그때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텁수룩한 수염 때문에 ‘북한산 털보’라는 별명을 얻은 차씨는 “환경운동이 후대에까지 이어지려면 출판, 강의, 사진 전시 등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 인간과 자연의 상생 등을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20일까지 계속된다. (02)733-5322
한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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