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이요? 텔레파시랑 공간이동이요."
'세계 최고의 광고모델이 되고 싶다'는 식의 대답을 예상했던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KTF 3세대 이동통신 '쇼' 광고모델 '막춤' 서단비(22)는 인터뷰 내내 당차면서도 간혹 엉뚱하기까지 했다.
서씨는 요즘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07한국광고주대회'에서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방송광고 페스티벌'에서 뉴페이스상과 '네티즌이 선정한 최우수광고상'을 수상했고, 이 달 말 열리는 '2007한국광고대회'에서는 '광고인이 뽑은 모델상'을 받는다.
KTF 쇼 광고 하나로 광고주, 광고인, 시청자 모두에게 최고 평가를 받은 셈이다.
신인이었던 그가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뭘까? 그는 "자존심 따위 던져버린 한 여자의 용기에 박수를 쳐준 것 아니겠냐"고 했다. 서씨에 따르면 TV 광고에 나온 막춤은 그나마 가장 예쁜 모습만 편집한 것이라는 것.
그는 "촬영 당시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춤을 췄는데, 주변에서 자꾸 웃음을 터뜨려 당황했다"면서 "원래 끼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재발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KTF 쇼 광고가 큰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서는 "힘든 삶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진짜 웃음을 줬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주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광고는 몇 초 동안 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의 움직임에 감정과 의미를 담는 굉장히 압축적인 작업"이라며 "압축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중요한데 쇼 광고의 아이디어는 그 중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요즘 너무 바빠 외로울 새도 없다는 그녀는 틈틈이 중국무술과 중국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조만간 한ㆍ중 합작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씨는 "쇼 광고로 인해 너무 코믹한 캐릭터로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향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새로운 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버지가 지어주신 그녀의 이름처럼 곧 아시아 한류시장에 '단비'가 되길 기대해 본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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