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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워커 한국맥쿼리그룹 회장/ "파생시장 키우고 헤지펀드 허용해야 동북아 금융허브로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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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워커 한국맥쿼리그룹 회장/ "파생시장 키우고 헤지펀드 허용해야 동북아 금융허브로 성장 가능"

입력
2007.11.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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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의 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공격적인 투자형태는 외환위기 당시 모건 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 미국계 투자자들을 훨씬 능가할 정도다.

호주'캥거루'맥쿼리는 이미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맥쿼리는 극장 체인인 메가박스와 케이블 방송사업자인 C&M을 잇따라 인수하고 최근 국내 2위 유선통신기업인 하나로텔레콤 인수 전에까지 뛰어들면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19일 존 워커(52)한국맥쿼리그룹 회장을 만나 그 맥쿼리가 추구하는'자본의 힘'에 대해 들어보았다.

워커 회장은 우선 "맥쿼리가 투자하는 펀드자본의 94%가 한국기관 투자자들의 돈"이라며"맥쿼리는 한국기업, 그것도 토종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워커 회장은 2,000년 5명의 직원과 함께 국내엔 생소한 맥쿼리라는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영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현재 맥쿼리증권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등 12개 사업부문에 360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한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운용하고 있는 자산 규모만도 올해 3월말 기준 170억 호주달러(한화 약 12조원)에 달한다.

특히 맥쿼리오퍼튜니티즈 사모투자전문회사의 경우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외국의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고 '먹튀'논란을 일으키는 것과는 달리 순수 국내법인으로 납세의 의무를 다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과연 맥쿼리의 빠른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워커 회장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본사나 홍콩 등에서 영입한 소수인력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맥쿼리는 직원의 95%가 한국인"이라며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과도 손을 잡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철저한 현지화가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맥쿼리는 직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대다수 한국 회사들이 해외에서 직원들을 뽑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맥쿼리는 훌륭한 국내 금융인재를 발굴해 한국 최고의 금융회사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맥쿼리는 최근 서울대와 고대, 연대, KAIST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통해 다수의 국내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국내 금융인재 개발을 위해 지난해 KAIST 금융대학원에 200만 달러(20억원)를 기부했다. 자신의 시스템과 색깔을 내세우는 미국 기업과는 달리 현지문화에 대한 존중과 진한 감수성이 배어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향후 투자와 관련해 워커 회장은 "인프라스트럭쳐 및 에너지와 자원 부문의 투자에 관심이 높다"며 "그 동안 관심을 가져온 미디어부문은 물론 텔레콤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부문 등 새로운 분야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맥쿼리의 펀드는 94%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자본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맥쿼리는 이런 국내 자본들을 좋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이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맥쿼리 본사의 경우 1969년 설립된 힐사무엘이란 영국계 상업은행이 80년대 금융규제 완화에 따라 철수하면서 85년 맥쿼리로 거듭났다"며 "영국계 은행에서 출발해 현지화를 통해 호주금융회사로 거듭난 것처럼 한국맥쿼리그룹도 한국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워커 회장은 한국의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2개의 제안을 했다. 그는"한국이 동북아 금융 허브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이 필요하다"며 "만약 한국이 북미의 시카고 시장과 같이 파생상품에 대한 양ㆍ질적 성장력의 중심에 선다면 바로 금융허브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헤지펀드에 대한 허용도 이뤄져야 한다"면서"한국 시장에서 탄생한 헤지펀드가 글로벌 마켓의 다양한 헤지펀드와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그 자체가 동북아 금융 허브로서의 또 다른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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