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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넘은 '이산'의 질주 이유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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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넘은 '이산'의 질주 이유가 있네

입력
2007.11.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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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이 월화드라마 1위의 수성체제를 확고히 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일 방송된 MBC <이산> 은 전국시청률 23.4%를 기록, 동시간 대에 방송된 <왕과 나> 의 18.2%보다 앞섰다. 5일 방영된 14회 방송분이 <왕과 나> 를 처음으로 앞선 이후 3주째 월화드라마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산> 이 후발주자로 출발해 시청률을 역전시켰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산> 의 상승세는 스타PD의 ‘자기 복제’가 잘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기 드라마 <대장금> 을 연출했던 이병훈 프로듀서는 <이산> 에서 <대장금> 의 기본 플롯을 유지하면서 이산(김서진 분)이란 주인공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여인천하> 를 연출한 김재형 프로듀서는 내시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하고서도 주인공 김처선(오만석 분)을 주변부 역할에만 머물러 있도록 해 재미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드라마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이병훈 연출의 이산은 대장금을 복제했지만 긴장감을 유발하면서 과정 자체를 흥미진진하게 한다”며 “왕과 나는 그와 달리 내시라는 독특한 소재를 살리지 못하고 여인천하 식으로 흐르는 등 캐릭터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프로듀서의 자기 복제가 시청자에 소구될 수 있음에 반해 김재형 프로듀서의 <왕과 나> 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명석씨도 “내시 김처선을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아닌 후궁이나 대비들의 궁중암투가 중심이 되다 보니 내시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우면서도 ‘내시가 없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른 소재로 여인천하를 연출하는 느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산> 이 월화드라마에서 1위를 고수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긴장감 있는 전개라는 분석도 많다. 전체 60부작에서 에피소드 별로 나누면 짧게는 1~2부, 길게는 3~4부마다 다른 에피소드로 전개해 속도감을 높여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보통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16부에서 인기에 따라 20부, 32부로 늘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에 식상한 시청자들은 이병훈 PD가 대장금에서 보여준 미니시리즈를 쪼개놓은 듯한 이야기 전개에 눈을 맞추고 있다”며 “속도감 넘치는 플롯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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