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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조선의 상식' 돌·삼년상은 왜…일문일답으로 푼 육당의 조선문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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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조선의 상식' 돌·삼년상은 왜…일문일답으로 푼 육당의 조선문화론

입력
2007.11.2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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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 지음ㆍ최상진 해제 / 두리미디어ㆍ280쪽ㆍ1만원

“조선인에게 가장 결핍한 것은 조선에 관한 상식이어서 앉아서 천하를 이야기하되 자기의 생활을 의탁하고 있는 사회, 문화, 풍물에 대하여는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임을 면치 못한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육당 최남선은 책 서두에서 탄식했다. 강산이 몇 번이고 뒤바뀌었지만 그 염려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루가 다르게 고유의 유산이 훼손돼 가는 21세기, 육당의 말은 더욱 절박할 지도 모른다.

<조선의 상식> 이 해제를 달고 다시 나왔다. 매일신보에 160회 연재됐던 것을 해방 직후인 1946년 단행본으로 묶은 뒤, 70년대에 한 번 빛을 봤던 책이다. 경희대 국문과 최상진 교수의 해제를 달아, 세 번째 선을 뵈는 셈이 되는 이번 판본은 사어와 고어를 일절 폐했다.

책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삼국유사> 의 해제를 집필하는 등 한국 문화의 원형에 대한 저자 특유의 박람강기(博覽强記) 함이다. 국호, 지리, 물산, 풍속, 명절, 역사, 신앙, 유학(儒學), 종교, 어문 등 10개 분야로 나눠 각각 나올 법한 문제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었다. 조선 문화의 모든 것에 대한 교리 문답서라 할 만 하다. 우리 민족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인 독립선언서를 초안했던 저자의 문체가 그에 화답한다.

조선과 대한이라는 명칭의 유래, 고유 신앙과 유사 종교, 불교는 물론 천주교ㆍ기독교ㆍ이슬람교에 대한 독특한 해석, 훈민정음의 특색 등이 경어체 문장으로 해설된다. 백일ㆍ돌ㆍ관례ㆍ삼년상 등에 대한 서술에서는 우리 풍습의 원형이, 당파성과 사대성에 대한 변론에서는 치욕의 시간을 견뎌낸 지성의 간절한 염원이 전해져 온다.

최상진 교수는 해제에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육당은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과 자긍심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해 보였다”며 “우리 민족의 브랜드 파워를 밝힌 셈”이라고 했다.

출판사측은 “현재 네이버 등지에서 이 책에 대해 블로그 형태의 호평이 뜨고 있다”며 “반응을 봐 가며 최남선이 쓴 <조선의 상식> 속편도 출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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