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강이 숙원 사업이었던 제철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김준기(63) 동부그룹 회장은 "40년만에 꿈이 이뤄지게 됐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동부제강은 16일 충남 당진에서 전기로 및 열연강판 생산시설을 갖춘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제철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동부제강은 앞으로 이 공장에서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든 뒤, 철강 중간재인 열연강판을 자체 생산하게 된다. 제철사업은 쇳물→열연강판→냉연강판(자동차ㆍ가전 강판 등)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는데, 동부제강은 그동안 포스코 등으로부터 열연강판을 들여와 냉연강판을 만들어왔다.
이번 공장 건설로 쇳물을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돼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쇳물부터 열연ㆍ냉연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동부제강은 2009년 7월부터 연간 250만톤 규모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예정인데, 원료 및 중간재 자체 생산에 따른 비용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20대 초반에 그렸던 40년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고 말했다.
24살에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창업한 김 회장은 이후 일신제강(현 동부제강)을 인수, 제강산업에 뛰어들었고 포스코처럼 쇳물을 직접 생산하는 일관제철의 꿈을 키워왔지만 이제 서야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제철사업 진출은 1980년대 후반에 처음 구상됐지만 당시 국내전력상황이나 세계 전기로 기술현황, 철강재 수급상황 등을 고려할 때 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제 꿈이 이뤄진 만큼) 회사 이름도 동부제강에서 동부제철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대 초반에 그렸던 꿈'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내가 태어난 곳은 8대 공업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강원도 삼척으로 그 곳엔 일본업체가 지은 삼화제철과 비료회사가 있었다"면서 "이 공장들을 보면서 '사업가가 되면 저런 기간산업을 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동부그룹은 이번 동부제강의 제철사업 진출을 계기로 금융, 반도체, 건설과 함께 철강 분야를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을 키울 방침이다. 한편 이날 기공식 행사에는 김 회장을 비롯한 동부그룹 임직원과 이완구 충남도지사, 김낙성 국민중심당 의원, 윤석만 포스코 사장,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 등이 참석했다.
◆ 전기로란?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시설. 철광석으로 쇳물을 만드는 설비를 고로(高爐)라 하는데, 포스코는 고로설비를, 현대제철은 전기로 시설(고로도 건설중)을 갖추고 있다.
◆ 열연ㆍ냉연이란?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로 만든 철강재가 열연강판(핫코일). 이를 압연 과정을 거쳐 표면이 매끈한 자동차나 가전 제품에 쓰이도록 한 것이 냉연강판이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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