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20일 경기 김포외국어고 입시문제 사전유출 사건과 관련, 이모(51) 교사로부터 넘겨받은 문제를 수험생들에게 알려준 서울 ‘목동종로엠학원’에 대해 직권폐원(등록말소) 결정을 내렸다. 등록말소는 학원 문을 강제로 닫게 하는 것으로, 교육청이 학원에 내릴 수 있는 행정처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목동종로엠학원은 또 다른 특목고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과는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 중이지만, 설립자는 동일 인물인 서모씨다.
시교육청은 이날 “경찰 수사 결과 목동종로엠학원은 문제 유출 과정에 원장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재시험 사태를 초래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폐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제17조)’은 “부정한 방법으로 학원을 운영한 경우 등록말소, 1년 이내 교습 정지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등록ㆍ시설기준 미달 ▦허위ㆍ과장 광고 ▦수강료 초과징수 등의 이유로 올 한해 등록말소 처분을 내린 경우는 32차례 있지만 입시 비리와 관련한 폐원결정은 처음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원은 사건 직후 사전 행정조치 경고를 했음에도 버젓이 입시 설명회를 여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별도의 절차 없이 직권폐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확한 폐원 시기는 등록말소 처분에 따른 청문 등 법적ㆍ행정절차를 거쳐 내달 7일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해당 학원이 폐원 처분을 받더라도 학원측이 새로운 법인을 만든 뒤 명의만 바꾸면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학원 문을 열 수있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운영자를 내세워 지역내 다른 장소에 유사한 상호의 학원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 가령 ‘양천종로엠학원’ ‘가양종로엠학원’ 등으로 간판만 살짝 바꿔 개원 등록을 하면 법적으로 막을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현행법에는 시설 기준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해 교육청에 등록만 하면 누구든지 학원을 열 수 있다.
한편 김포시 학교운영협의회, 김포포럼 등 김포지역 5개 사회교육단체장은 이날 김포시청에 모여 김포외고의 특목고 지정 취소 검토를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 관계자는 “김포외고 특목고 지정이 취소되면 번번한 교육기관 하나 없는 김포의 교육현실은 더욱 암울해진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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