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경기 하락으로 초래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신용 위기와 글로벌 달러 약세, 고유가, 엔 캐리 트레이드(저리의 엔화를 빌려 한국 등 3국에 투자하는 것) 청산 등으로 이어지며 주식시장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주도 종합주가지수는 하향곡선을 그었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는 답답한 게걸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다 최근 중국 관련 주도주들이 급락하면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것도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증시는 중국의 긴축 정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임계점에 도달한 느낌이다. 중국의 긴축 정책에 따라 증시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펼치는 원인을 따져보면 증시의 미래가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중국이 과열된 경제를 식히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발 조정은 미국 증시에서 불어오는 한파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과 중국은 유동성과 환율 부분에서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관련주와 내수주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조선 기계 철강 등 기존 주도주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가 급락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도 남는다. 지수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은 데 이들 종목들의 하락률은 20~30%에 달하는 등 체감 하락폭이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 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말로 다가오면서 이들 종목들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상반기에 주춤했던 내수주는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는 중국 관련주가 서서히 반등하는 반면, 내수주도 상승세가 누그러질 전망이다.
미국발 신용 위기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키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원흉이지만, 증시에서는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또 중국도 긴축 정책이 필요하게 된 원인을 되돌아본다면 그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낙폭이 컸던 중국 관련주들에 다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수익률 극대화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여전히 불확실성이라는 먹구름이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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